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옥중에서 108배를 올리며 사죄를 올렸다.
5일 동국제강 그룹에 따르면 구속수감중인 장 회장은 지난주 면회를 온 아들 장선익 과장에게 수 차례에 걸쳐 “할아버지 제사를 잘 모시라”고 당부했다. 지난 3일이 장 회장의 아버지이자 동국제강 2대 회장인 고 송원(松園) 장상태 회장의 16주기 기일이었기 때문이다.
장회장은 지난 2000년 4월 4일 아버지를 떠나보낸 뒤 매년 제사를 직접 주재하고 발원해왔지만 올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대신 장 회장은 제사가 진행된 시간에 맞춰 옥중에서 108배를 올렸다. 108배는 중생의 번뇌 효수가 108개라는 데에서 유래한 것으로, 절을 올릴 때마다 번뇌를 씻어내고자 하는 불교의식이다. 극진한 효자로 소문난 장 회장이었던 만큼, 아버지에 대한 죄송스러움이 그 어느 때보다 컸을 것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할아버지이자 동국제강 창업자인 대원(大圓) 장경호 회장을 따라 독실한 불교신자인 장세주 회장이 절을 올리며 불효를 뉘우친 것”이라고 전했다.
장 회장 자택에서 가진 3일 밤 기일에는 장 과장이 조촐하게 할아버지를 추모하고 발원했으며 그 어느 때보다 침울한 분위기였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편 장 회장은 자신이 추진해온 브라질 CSP 제철소의 화입식(고로에 쇳물을 끓이는 불을 넣는 의식)이 다음 달로 예정됨에 따라 최근 면회를 온 브라질 사업 담당 임원들에게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제강과 포스코, 브라질 발레가 공동으로 지분을 참여해 건설하고 있는 CSP 제철소는 창업자부터 3대에 걸쳐 동국제강이 염원했던 ‘고로 일관제철소’의 꿈을 실현시켜줄 역사적인 상징이다. 때문에 CSP 임직원들은 물론 브라질 정부측에서도 이번 화입식에 장 회장이 참석해 주길 희망하고 있다.
한편 장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이달 말쯤 날 전망이다. 장 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잘못된 점에 대해 사죄하고,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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