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면세점 업계가 '된서리'를 맞을 처지에 놓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갑자기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신라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 8곳에 대해 제품 판매 가격 담합 혐의로 조사를 벌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무리한 조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혹여라도 혐의가 입증돼 담합으로 최종 결론나면 적지 않은 파장이 일어날 전망이다.
특히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허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사가 사업자 선정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주요 면세점 8곳에 제품 판매 가격을 담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공정위는 해당 면세점 업체들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제품 가격을 달러로 환산, 판매할 때 외환은행 고시환율을 무시하고 임의로 기준환율을 정하는 식으로 담합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 환율을 담합해 경쟁을 회피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오는 20일 관련 사안에 대한 전원회의를 열고 담합 여부가 있었는지 최종 결론을 낼 전망이다.
면세점 업계는 담합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과거 원화로 구매한 국산품을 달러로 환산해 판매할 때 환율 등락에 따라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업체에 따라 자체적으로 환율 기준을 조정했지만 담합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이행했는데 오히려 담합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04년 12월 관세청으로부터 공문을 받았다. 당시 관세청은 고객들이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가격이 달라질 수 있으니 '전일 매매 기준환율' 기준으로 가격 정책을 정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각 면세점이 그 기준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그것을 담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 역시 "같은 원/달러 환율을 적용했더라도 면세점별로 할인율이 달라 최종 소비자가격 또한 달라지기 때문에 담합과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면세점 업체들의 담합 혐의와 관련, "여러 확인 사항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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