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은 2016 메이저리그 개막 이후 2경기에 등판해 2이닝 동안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피안타 없이 볼넷을 2개 허용했으나 탈삼진을 5개나 기록했다. 오승환의 완벽한 제구에 메이저리그 강타자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오승환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0㎞ 전후로 메이저리그에서는 평범한 수준이다. 또 오승환은 구종도 다양하지 않은 대표적인 ‘투 피치’ 투수다. 커브나 포크볼을 곁들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승부구는 직구와 슬라이더 2개 구종이다.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성공 여부에 대한 불안한 시각은 구속과 구종이었다. 하지만 오승환은 두 차례 등판에서 언제나 그랬듯 우려를 씻었다. 오승환은 역시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의 회전수를 보유한 투수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직구 평균 분당 회전수(rpm)는 약 2200회 정도다. 오승환은 이를 훨씬 웃돈다.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오승환의 2경기 평균 분당 회전수는 2288회로 집계됐다. MLB 평균은 2232회였다.
오승환의 현재 분당 회전수는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조금 떨어진 상태다. 최고일 때는 무려 2900회까지 기록했다. 최고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즌 중반 컨디션을 끌어올릴 경우 회전수를 더 올릴 수 있다.
오승환을 누구보다 잘 아는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색다른 견해를 내놨다.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경기도 기록도 확인하지 않은 류 감독은 “오승환의 회전수가 아마도 떨어졌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확했다.
이유가 있었다. 류 감독은 “오승환은 WBC 때도 애를 많이 먹었다. 메이저리그 공인구 적응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실밥도 퍼져 있고 딱딱함의 정도도 다르다. 적응을 좀 더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의 ‘중간 보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제 2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빅리그에서도 ‘돌직구’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분위기와 공인구에 대한 적응이 완벽히 끝나면 ‘끝판대장’의 위엄도 더 묵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