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당 집단탈출 13명, 어떻게 탈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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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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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탈출과 귀순은 치밀한 계획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이들은 평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현지에 남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고 10일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지난달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 정부의 북한식당 이용 자제 권고 이후 세계 12개국 130여 개의 북한 식당은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탈북한 종업원들은 이와 관련해 귀국 시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이란 공포에 시달렸다고 한다.

북한에선 현재 김정은 체제의 공식출범을 알리는 5월 제7차 당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가 진행되고 있으며, 외화상납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이 소식통은 "돌아가면 처벌을 당할 것 같고, 달아나려 해도 현지 기반이 없으니 성분이 괜찮은 사람들인데도 집단 탈북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남측 정부에 귀순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달 중하순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난 8일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귀순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후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일 통일부는 해외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던 여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국내로 입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국 과정에서 한국인으로 위장, 혹시 모를 감시의 눈을 따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통일부 제공]
 

13명의 집단 탈북으로 여러 명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식당에는 담당 보위원이 있고 지배인은 보위원과 동일인물이 아닐 것으로 판단, 나머지 여종업원 12명 중 보위원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전문가는 "따라서 13명이 집단 탈출했다는 것은 보위원을 철저히 따돌렸거나 포섭했다는 의미"라며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체제에서 이러한 시도가 성공했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이 근무했던 북한 해외식당이 어디인지에 대해선 중국 저장(浙江)성의 한 식당이란 주장과 동남아 한 국가의 북한 식당이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탈출 이후 동남아 제3국을 경유했다는 부분에선 관련 소식통들의 진술이 일치한다. 이는 국제공항 등을 중심으로 펼쳐질 북한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동시에 해당 국가의 외교적 입장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북한 종업원들은 우리 정부가 제공한 차량을 이용, 제3국으로 이동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북한 종업원들은 한국 관광객으로 위장해 혹시 모를 감시의 눈길을 따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8일 정부가 공개한 사진 속의 북한 종업원들은 형형색색의 패딩 점퍼와 가죽 점퍼, 후드 티, 청바지를 입고 백팩과 여행용 캐리어, 팬시 가방 등을 휴대한 전형적인 '여행자' 차림이었다.

귀순에 성공한 북한 종업원들은 현재 국내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조만간 유관기관 합동조사를 실시한 뒤 이들을 하나원에 입소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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