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노조, 고용대란 앞두고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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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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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내 조선 ‘빅3’ 노동조합이 업계 전체의 위기에 맞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노조는 사측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무리한 요구 조항을 임금단체협상에 넣는 등 고통분담을 외면하는 모습이다.

10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노조협의회는 올해 들어 신규 수주가 없자 선주사를 상대로 직접 수주활동에 나섰다. 대우조선 노조도 임금동결 동의서를 제출한 상태다.

현재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현대중공업(6만2000명), 대우조선해양(4만2000명), 삼성중공업(4만명) 등 상위 3개 업체에서 14만4000명에 이르는 근로자들이 선박 건조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두 회사 노조는 지난 7일 거제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고 조선업종 전체를 ‘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현시한 대우조선 노조위원장과 변성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은 이날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 해양프로젝트 인도에 따른 건조 물량 급감으로 거제지역에서만 최소 2만여명의 물량팀(임시직) 근로자와 하청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고용대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작년 한 해 거제지역에만 40개가 넘는 조선관련 중소기업이 폐업했고 올해 3월까지도 수십개의 업체가 문을 닫았다”면서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의 임금체불 진정 건의 대부분이 거제지역으로 몰려있음은 거제지역 고용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양측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고용위기의 심각함보다 향후 찾아올 더욱 심각한 고용대란을 우려한다”면서 “정부가 조선업종 전체를 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해 영세한 조선 기자재 부품기업을 포함한 조선소 근로자들이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해외연수 등 과도한 요구로 업계의 눈총을 사고 있다.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지난달 22일 창립 44주년을 맞아 “노동조합도 오로지 회사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전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올해 임금단체협상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다.

요구안에는 △임금 9만6712원(기본급 대비 5.09%) 인상 △성과급 지급(250%+알파) △정년 퇴직자 수만큼 신규 채용 △성과연봉제 폐지 △연간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 △직무환경수당 상향 조정 △기본급 3% 퇴직 시 지원(개인노후연금) 등이 담겨 있다.

여기에 노조는 사측의 경영권 관여를 주장하는 내용도 제안했다. 노조는 이번 요구안에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1명을 인정하고 이사회 의결 사항을 노조에 통보하도록 했다.

또한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인력 전환 배치 시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심의, 의결해야 한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현대중공업 측은 노조가 제시한 임단협을 모두 적용하면 올해만 연간 4000억원에 가까운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조의 이 같은 행보는 현 경영진을 질타하는 성격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수주 절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현대중공업 임단협안은 여론의 지지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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