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주 위안부 피해 할머니, 한국으로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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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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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상숙 할머니, 병상에 누운 채 입국 중앙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 원할 경우 '영구 정착' 지원

[사진=여성가족부 제공]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중국에 머물렀던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88) 할머니가 10일 치료를 위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여성가족부와 중국 우한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우한의 퉁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온 하 할머니는 이날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인천공항에 도착, 동작구 중앙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하 할머니는 지난 2월 15일, 2층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면서 갈비뼈가 폐를 찔러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하 할머니는 최근 의식을 회복하고 병세가 다소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송 결정은 중앙대병원 의료진이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 하 할머니의 상태를 살핀 뒤 내려졌다.

이날 오전 우한 병원에서 구급차에 실려 톈허(天河)공항으로 이동한 하 할머니는 오후 1시30분께 서울행 대한항공 KE881편에 탑승했다.

이어 오후 4시30분께 인천공항에 내릴 때까지 하 할머니는 환자운송용 병상인 '스트레처'에 누운 채 이동했다. 대한항공도 이를 위해 우한발 서울행 항공기 편을 기존의 소형 B-737에서 A-330 기종으로 바꿨다. 하 할머니가 누워있을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하 할머니는 환자용 입국수속을 거친 뒤 곧바로 구급차를 타고 중앙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중국 국적의 동행 가족 또한 외교부의 협조 아래 별도의 입국 수속만 밟고 뒤이어 병원으로 향했다.

중앙대병원 측은 하 할머니를 중환자실에 입원시켜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진행한 뒤 수술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여성가족부는 하 할머니의 중국 치료비 4800만원을 지원한 데 이어 한국에서의 치료비 또한 지원할 방침이다. 보호자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필요한 경비와 제반 시설도 제공한다.

아울러 할머니나 가족이 원할 경우 요양병원 등에 입원해 장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한국에 완전히 정착하는 것도 돕기로 했다.

하 할머니는 17세 때인 1944년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일본군 위안부 모집책의 말에 속아 중국으로 끌려간 뒤 우한의 한커우에서 위안부 생활을 했다. 하 할머니는 광복 이후에도 중국에 머무른 채 방직공장에서 일하며 힘겹게 생계를 유지했다.

이후 중국인과 결혼해 남편이 데리고 온 세 딸과 함께 산 할머니는 중국 귀화를 거부해오다 1999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지난 2003년에는 한국에 들어와 2년 7개월을 머물기도 했다.

하 할머니는 평소 고국을 그리워하며 특히 부모님이 묻혀 있는 고향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소망을 주변에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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