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전주 덕진에 출마해 정치 재개를 꿈꾸는 정동영 국민의당 후보가 11일 "호남이 원하는 것은 패거리 정치의 청산"이라며 "(호남 유권자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사퇴를 원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광주를 방문해 호남 지지를 전제로 '대권 불출마, 정계 은퇴'라는 승부수를 던진 데 대한 비판이다.
그는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저는 문 전 대표의 정계 은퇴에 대해서 반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는 "문 전 대표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내년에 힘을 합쳐서 정권 교체를 하는 데에, 꼭 후보만이 역할인가"라고 반문했다.
정 후보는 호남에서 더민주 지지세가 국민의당에 밀리는 데 대해 "4년 동안 제대로 호남의 정신을 받들어서 야당 다운 야당을 못했다는 것 때문에 지금 이렇게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한 뒤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문재인 후보가 사퇴론을 건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자가 "문 대표의 이러한 메시지가 호남 민심이 더민주에 우호적으로 돌아설 계기가 됐다고 보느냐"고 묻자 "'문재인 지지자'를 결집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호남 민심을 정확히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호남 민심은) 새누리당은 영남 우월주의 세력이고 친노(친노무현) 계파는 영남우월주의의 동조세력으로 보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지역주의를 깨려고 했던 분인데 노무현 정신 뒤에 숨어서 계파 패권을 휘두른 분들은 영남 우월주의에 동조하는 세력이고, 바로 그것을 호남이 꿰뚫어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남에 기대서 한 번 해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호남 중심으로 정권교체 해야 되겠구나, 이런 판단에서 전략적으로 3번을 치켜든 것, 이것이 녹색 바람의 진원지"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의 광주 일정에 동행한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을 향해서도 "김대중 정신이라는 것을 꼭 아들 셋 중에 막내 아들이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어제 영원한 김대중의 비서실장이라고 불리는 권노갑 고문이 전주에 와서 김대중 철학, 햇볕정책의 철학과 김대중 정신을 가장 적통으로 계승하고 있는 사람은 정동영이다, 그리고 기호 3번 국민의당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가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북한궤멸론'과 "개성공단 폐쇄에 반대만 할 일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거론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 소리를 생전에 들으셨다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이걸 진짜 민주당 적통을 이어받은 정당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거울에 비춰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호남 적통 논쟁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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