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국유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례가 속출하면서 전체 국유기업 신용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중국철로물자유한공사(中國鐵路物資有限公司, CRM)가 지난 11일 168억 위안(약 2조9700억원) 어치 채권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신경보(新京報) 등 현지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거래가 중단된 채권은 각각 초단기채권이 48억 위안, 어음 20억 위안, 사모채권이 100억 위안 어치다. 당장 5~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이 약 10억 위안 어치가 넘는다.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디폴트를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회사 측은 채권 거래 중단 이유에 대해 최근 사업규모 위축으로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개혁 구조조정과 채무상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관련 문제가 해결되면 채권 거래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철로물자유한공사는 국무원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국자위) 직속 관할 중앙국유기업인 중국철로물자총공사가 90% 이상의 지분을 가진 자회사다. 주로 철강·석탄·철광석 등 원자재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다. 총 자산은 570억8000만 위안에 달한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급락에 따른 경영난으로 유동성이 악화하면서 디폴트 위기를 맞았다. 실제로 중국철로물자유한공사의 지난 해 1~9월 영업수익이 347억4400만 위안, 순익은 1200만 위안에 불과했다. 지난해 전체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중앙국유기업이 디폴트를 맞으면 국유기업 채권의 신용이 전반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정부가 구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리사오한(李昭函) 민생증권 고정수익 애널리스트는" 중국철로물자유한공사는 AA+ 등급 중앙국유기업으로 디폴트가 발생하면 전체 국유기업 채권 시장에 미칠 충격파가 클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디폴트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조조정을 통해 채무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자위와 은행관리감독위원회는 이미 구제의 손을 뻗치고 있다. 지난 주에는 관련 채권은행 20여곳과 회의를 열어 채무 구조조정, 자금 유통 방안을 논의했다.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채무탕감 등을 통해 중국철로물자유한공사가 디폴트 위기를 벗어날 것이라는 소문도 시장에 돌고 있다.
지난 해 바오딩톈웨이가 국유기업 최초로 채권 디폴트를 선언한데 이어 국유기업 디폴트 위기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주에만 중국 석탄업계에서 처음으로 중앙국유기업 중메이(中煤)그룹의 자회사가 디폴트를 냈다. 지난달 28일엔 랴오닝성 다롄의 주요 철강업체인 동북특수강도 만기가 도래한 8억5200만 위안의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를 맞았다. 잇단 국유기업 디폴트에 최근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중국 국유기업과 금융기관의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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