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경쟁정책자문단 자문위원 20명을 위촉했다. 위원들은 대학교수, 변리사, 연구원, 언론인 등으로 구성됐다. 임기는 이달 11일부터 1년이다. 경쟁정책자문단은 공정거래 관련 제도의 개선이나 발전 방향에 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구다.
공정위 규정에 따르면 이 자문단은 매년 한 차례 이상의 정기회의나 담당 국장의 요청에 의한 수시회의를 연다. 자문이 필요한 때 회의 없이 서면만으로 자문하는 경우도 있다. 이 중 A 위원은 널리 알려진 친(親) SK텔레콤 인사다.
A 위원은 올해 초 SK텔레콤이 공정위에 제출한 기업결합 분석 보고서를 주도적으로 집필했다.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의 M&A를 주제로 한 미래창조과학부 토론회에서는 SK텔레콤 입장을 대변했다.
A 위원은 특히 미래부 토론회에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M&A 후 결합상품 판매를 통해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을 유료방송 시장으로 전이할 수 있다는 업계 우려를 반박했다.
B 위원은 같은 토론회에서 결합상품 판매 효과에 관해 A 위원과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M&A가 성사되면 사업자 간 경쟁과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 지배력 전이와 경쟁 제한성 문제는 공정위 심사의 핵심 쟁점인데, A·B 위원 모두 노골적으로 SK텔레콤 편을 든 셈이다.
이 밖에 C 위원은 A 위원과 함께 SK텔레콤의 기업결합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당사자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자문단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문단 자체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기업결합 심사에 관해 자문하는 조직은 아니기 때문에 구설수에 오를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자문단은 전반적인 업무 추진 방향에 관해 자문한다"며 "정책 추진 체감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 주로 자문하고, 사건 자문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