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가 배분받은 예산은 5조494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관광사업체 융자지원 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500억원 늘어난 5000억원으로 책정됐다.
'미래 먹거리 산업'인 관광산업에 힘을 싣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문체부는 지난달 29일 관광산업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겠다며 체육관광정책실을 ‘관광정책실’과 ‘체육정책실’로 분리 운영하는 특단의 조치도 감행했다.
그런 만큼 이번 20대 총선에 업계는 큰 기대를 걸었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약이 주를 이루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20대 총선에서 각 당 및 당선자들이 내세운 공약은 여전히 교통ㆍ편의시설 등 각종 인프라 개발 및 복지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째 답보 상태인 지역 현안 해결을 약속하는 등 퍼주기식 공약을 무리하게 포함한 만큼 교통ㆍ편의시설 등 각종 인프라 개발 공약과 복지 분야 공약이 주를 이뤘다.
반면 관광 활성화를 위한 공약은 상대적으로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도 '추상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당 등 주요 정당의 당선자가 내세운 관광분야 주요 공약을 살펴본 결과 △한강 변 스포츠 파크 조성△명품 해안관광벨트 구축 △해양관광 스포츠 산업 인프라 구축 등의 공약 이행 △올림픽 아트센터 건설△올림픽 특구 개발 활성화 및 올림픽 경기장 사후활용 지원관광 인프라 확충△복합 휴양ㆍ관광단지 조성(청주공항∼보은 속리산 연결 관광철도 신설 포함)△관광특구 지정△항공ㆍ수상레저 복합공원 조성, 키즈산업 관광벨트 조성 등이 꼽힌다.△해안형 수목원 조성 등△생태해양관광산업 활성화 등의 공약이 주를 이뤘다.
관광분야 육성에 대해 몇 가지 안을 약속하며 지방관광 개발을 통해 내수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관광벨트 조성, 인프라 확충 등 거시적이면서 추상적인 밑그림만 그려져 있을 뿐 구체적으로 관광을 어떻게 활성화할지에 대한 공약은 대체로 빠져 있다.
이번 당선자들의 공약에 대해 관광 전문가들 역시 "기존의 정책을 확대·개선하겠다는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이번 당선자들의 공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선거를 앞두고 급조해 각론이 부실한 정책일 뿐이라는 지적도 일었다.
심원섭 목포대 교수는 "대규모 하드웨어 개발사업은 지역민의 시선을 끌기 쉬운데 현재와 경제상황과 재정상황에서는 현실성이 매우 부족하고 관광트렌드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심원섭 교수는 "관광벨트 사업은 국비 등 재정 소요는 많으나 효과성은 매우 떨어진다"면서 "오히려 지역성과 어울리는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진정으로 지역민의 소득창출에 가여할 수 있는 창조적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상품화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광을 개발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한데 정치권은 표를 의식해 현실성 없는 공약을 남발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비한 공약이나마 관광 활성화를 위한 공약이 일부 제시된 만큼 미래 성장동력의 요인이 되는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제시됐다.
이훈 한양대 교수는 "조선업을 비롯해 다른 분야들이 불황을 겪고 있지만 관광분야는 지난 4~5년 간 메르스 발생 시점만 제외하면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훈 교수는 "사람들이 한 지역을 방문해 소비하는 부분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 즉, '방문자 경제'의 대표적 요소가 바로 관광"이라며 "지역소득 창출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이바지하는 만큼 공약을 잘 실천해 미래 먹거리 산업인 관광이 제대로 활성화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