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그대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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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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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결혼 스트레스 겪는 미혼여성 응원 광고 화제

  • "주변 압박에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지 마세요"

[사진= SK-II 광고 영상 캡처 ]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한 광고가 중국 여성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광고에는 '성뉘(剩女·남겨진 여성)'라는 슬픈 단어로 지칭되는 중국의 만 25세 이상 미혼여성의 상처와 감정, 생각이 담겨있다.

광고는 여성에게 결혼이 필수라는 사고가 뿌리깊은 중국, 그 속에서 가족과 주변사람, 그리고 사회에 치여 고개 숙인 여성들에게 “당신은 괜찮은 여자에요”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던진다.

“우리 딸은 얼굴이 평범해요, 그래서 남겨졌어요”라고 말하던 한 어머니는 광고 후반 “내 딸 정말 아름답구나, 그래 너를 존중할께”라며 딸을 안아주고 괴로움을 호소하던 여성들은 “혼자서도 행복해요”, “독립적인 삶이 좋아요”라며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당당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미혼 여성을 결혼이라는 사회적인 틀로 억압하는 구조는 중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아닌 대한민국의 여성이 이 영상을 보고 감동을 받고 공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검색창에 '결혼'이라는 단어를 치면 수많은 결혼정보업체 링크가 검색된다. 30대가 넘어가면 시작되는 가족의 압박, 사회적인 시선과 불편한 대우에 괴로움을 토로하는 여성도 부지기수다. '하자있는' 여자로 취급받는 분위기에 자신을 애써 포장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충분히 아름다운 그대, 결혼은 선택이에요."

여성의 인생을 결혼과 직결시키는 문화는 결혼 후에도 여성의 삶을 구속한다. 결혼을 해도 여성은 명절이 괴롭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모자란 엄마, 직장인, 아내, 자식이자 며느리라는 자괴감에 시달린다.

또, 자신을 위해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은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는 비난에,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육아를 택한 여성은 후회와 안타까움에 괴롭다. 주변의 압박에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기 힘든 시간이 이어진다.

​광고는 "주변의 압박에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지 마세요"라는 비장함이 느껴지는 멘트로 끝이 난다. 이는 결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미혼 여성은 물론 사회적 잣대, 역할 등에 짓눌려 ‘자신’을 잃어가는 모든 여성에게 큰 울림이 됐을 것이다.

여성인 당신, ‘아줌마’인 당신은 아무 조건없이 아름답다. 아름다우니까 고개를 들자, 그리고 더 아름다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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