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정부와 맞대결 부담돼 입장 선회한듯…"구조조정서 필요한 역할 적극 수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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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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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한국은행이 2일 기업구조조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며 기존과 다른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판 양적완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이 총재가 정부와의 기 싸움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집행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국은행은 기업구조조정이 우리 경제의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이제 기업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으므로 한은의 역할 수행 방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철저히 점검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에 참여해 관계기관과 추진방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달라"면서 "이와 관련해 대외발언을 할 때는 오해가 유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지금은 한은이 나설 상황은 아니다”(이주열 총재),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에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하려면 국민적 합의 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윤면식 한은 부총재보) 등 과거 발언과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한은의 역할 확대를 기대하는 정부 당국자의 발언이 있은 뒤에 나와 관심이 쏠린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구조조정 재원 마련에 대해 "가능한 재정과 통화정책 수단의 조합을 생각해보고 있다"며 "(한국판 양적완화는) 구조조정 재원 마련에 있어 유력한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구조조정 재원 마련에 주도적 역할을 해줄 것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나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판 양적완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상황인 만큼 이 총재가 정부와의 기 싸움에서 한 발 물러서기로 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한은은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으며 갈등을 빚는 것으로 비치는 오해를 줄이려는 발언일 뿐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일호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는 3일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현지에서 구조조정 재원 조달을 두고 협력 방안을 도출해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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