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이들이 옥시 가습기 살균제의 부작용과 관련한 민원을 접수받고 판매를 강행한 정황을 포착했다.
8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르면 이번주 중 문제의 살균제가 한창 판매된 2000년대 중·후반 옥시 경영을 책임진 주요 외국인 전 대표 임원 존리와 거라브 제인을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제품 개발을 맡은 옥시 연구소의 전·현직 연구원들로부터 'CEO(최고경영자)에게 부작용 관련 사항을 보고하고 유해성 실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당시 경영상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한 외국인 임원 7∼8명을 우선 소환 대상자로 분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은 미국 국적의 존 리 전 대표와 인도 출신의 거라브 제인 전 대표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계인 존 리 전 대표는 신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다. 이 시기는 살균제 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때로 피해 규모 또한 가장 컸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다.
특히 그는 옥시 측이 제때 제품 수거 및 판매 중단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거라브 제인 전 대표는 존 리 대표에 이어 2010년 5월부터 2년간 경영을 책임졌다. 그는 증거은폐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옥시가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법인 성격을 바꾸고 서울대 등에 의뢰한 보고서 중 불리한 것을 은폐·조작하는 등 책임 회피로 의심되는 시도가 이뤄진 시점도 그가 대표로 있던 때다.
이들 대표가 영국 본사와 한국법인을 잇는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한 점도 주목된다. 이들은 수시로 본사에 경영 현안을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다.
외국인 두 전 대표의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경우, 영국 본사가 유해성을 알고도 판매를 강행했는지, 제품 유해성·증거 은폐에 관여했는지 등도 확인될 것으로 보여 향후 검찰 수사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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