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한진해운…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어떤 결단 내릴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6-12 19:1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 짓고 회생의 길로 들어선 가운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결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운영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한진해운의 운명은 전적으로 조 회장의 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2일 해운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올 연말까지 부족한 자금은 약 1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한진그룹은 4000억원을 우선 지원하고 대신, 채권단에서도 나머지 부족분을 일부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가 채권단에게 거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이미 제시한 4112억원 규모의 자구안에 더해 한진그룹 차원에서 6000억원 가량의 추가 유동성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절충안이 채권단으로부터 거부당하면서 조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사재출연과 더불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포기한 상황에서 외국계 선사인 조디악에게 직접 이메일까지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대적으로 조 회장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조 회장이 2013년 한진해운 인수 후 1조원을 쏟아 붓고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대한항공 때문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갈 경우, 대한항공도 5000억원 가까운 손실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갖고 있는 한진해운 영구채와 보유 지분 33.23%를 모두 날릴 수 있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800%가 넘는 대한항공의 유동성도 큰 문제다.

한진해운에 자금을 더 지원하기도, 모른척하기도 어려운 ‘사면초가’에 빠진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매각할 자산이 많지 않은 한진해운은 현대상선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다”면서 “결국 대주주의 사재출연과 대한항공의 지원 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진해운의 유동성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다. 해운업계에선 1200억원 수준인 한진해운의 연체 용선료가 이달 말 2000억원 가까이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한진해운 측은 용선료 협상과 함께 오는 17일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를 연기하는 사채권자 집회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진해운이 외국 선주로부터 빌린 선박은 93척이다. 자체 소유 선박 67척도 대부분 금융권에 담보로 잡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상태다.

채권단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전제조건인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재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한진해운의 회생은 의미가 없다”면서 “부족한 유동성은 회사가 책임지고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