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지난 2013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12일 오후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다.
윤 장관은 인천공항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지 5개월,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지 100일이 됐다"며 "이런 시점에 러시아와의 양국 관계와 국제 공조를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계기를 가져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주로 한반도 정세를 포함해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외교수장으로서도 러시아 방문은 5년 만이다.
윤 장관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최근 이란, 우간다 및 쿠바 방문 등에 이은 글로벌 대북압박 외교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러시아 방문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윤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한다.
이어 14일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제2차 한·러 대화 정치경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고(故) 이범진 주러시아 대한제국 특명전권공사 순국비 헌화, 현대자동차 현지공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러 관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세계의 대(對)러 제재 속에서 다소 정체돼 있었다는 점에서 윤 장관의 이번 방러를 통해 양국 간에 분위기 전환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장관은 방러에 앞서 지난 1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는 북한 비핵화와 평화 통일 문제에서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박 대통령의 방러 문제에 대해서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박 대통령을 초청해온 상태"라면서 "러시아 측에서 제기하면 심도 있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다짐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 가동 필요성과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주한미군 배치 문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장관은 러시아 방문에 이어 14일 불가리아 소피아로 향한다. 우리 외교부 장관의 불가리아 공식 방문은 1990년 수교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윤 장관은 15일 다니엘 미토프 불가리아 외교장관과 회담한다.
윤 장관은 "불가리아는 남동부 유럽에서 북한의 거점 공관 (주재지)이기 때문에 북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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