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랜도 총기난사, 6개월만에 테러 악몽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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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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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총기난사범 오마르 마틴[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발생한 게이 클럽 총기 난사 사건을 수사 중인 연방수사국(FBI)이 12일(이하 현지시간) 자생적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 사회가 또다시 테러 악몽에 빠졌다.

지난해 말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너디노에서 '외로운 늑대'에 의한 자생 테러가 발생한지 6개월만에 유사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것. 샌버너디노 사건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테러 감시·대응 체계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면서 정부의 대테러 전략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2015년 12월 2일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에서는 부부 사이인 사이드 파룩과 타쉬핀 말리크가 장애인 재활 시설에 들어가 무차별 총격을 가해 14명을 살해하고 22명을 다치게 한 바 있다.

6개월이 지난 12일 새벽에는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이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인질극과 총기를 난사해 최소한 50명이 숨지고 53명 이상이 다쳤다. 이는 역대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무엇보다 두 사건의 범인들은 모두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평범한 삶을 살던 미국 시민이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 마틴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이고, 샌버너디노 범인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이었다.

마틴은 IS의 동조자로 의심되는 수백 명 중 하나로 2013년과 2014년에 FBI의 조사를 받긴 했으나 이번 사건 이전까지는 특별한 범죄기록을 갖고 있지 않았다. 또한 샌버너디노 주범인 남편 파룩은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직장도 갖고 있었으며 부인 말리크 역시 당시 6개월 난 아기를 키우던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그 결과 이들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총과 권총 등 총기류를 아무런 문제없이 구입할 수 있었다. 총기규제 논의가 촉발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두 사건의 범인들은 모두 범행 전 극단적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올랜도 사건의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은 총격 직전 911에 전화를 걸어 IS에 충성을 맹세했다. 샌버너디노 주범인 말리크 역시 페이스북에서 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서약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성명에서 "수사가 아직 초기 상태이지만 이번 사건은 테러 행위이자 증오 행위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면서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또한 IS는 올랜도 총기참사 이후 이번 사건은 IS 전사가 저지른 것이라며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일단 수사당국은 올랜도 총기난사범이 온라인을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자생적 극단주의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가 또다시 과제로 떠올랐다. 또한 이슬람 자체에 대한 혐오가 퍼져서 무슬림을 노린 또다른 범죄 가능성도 우려된다.   

두 사건 모두 소프트 타깃을 노렸다는 점도 닮았다. 범인들은 상대적으로 경비가 허술한 장소에서 무장 해제된 일반인을 겨냥했다. 샌버너디노 총격 테러는 발달장애인 의료 시설이었으며 이번 올랜도 사건은 유명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특히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과거에는 테러의 타깃이 주요 시설이나 주요 인사였으나 최근에는 파리 도심 및 벨기에 공항 폭탄 공격 등 점점 소프트 타깃을 상대로 하는 테러가 많아져 공포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당장은 미국 입국 절차와 이민·난민 심사,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행사 출입 절차 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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