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산업 구조조정은 시장원리에 따라 기업과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에 오랫동안 누적돼 곪아있는 환부를 과감하게 도려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20대 국회 개원연설을 통해 "지금 우리는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조정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선업과 해운업의 생존 위기를 화두로 꺼낸 박 대통령은 "이제 비대해진 인력과 설비 등 몸집을 줄이고 불필요한 비용을 삭감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으면 해당 기업은 물론 우리 산업 전체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 조선산업의 역량과 기술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원칙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며 "기업과 채권단은 '사즉생'의 각오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구조조정이 아무리 힘겹고 두렵더라도 지금 해내지 못하면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인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으면서 골리앗 크레인이라고 불리던 핵심 설비를 단돈 1달러에 넘긴 '말뫼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구조조정에 따르는 보완대책을 꼼꼼하게 만들어 실직자, 협력업체,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면서 "6월 중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고용유지 지원금 요건을 완화하고 사회보험료 등의 납부를 유예할 예정"이라고 대책을 소개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문제를 거론하면서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실업자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재취업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며 19대 국회에서 무산된 노동 관련법 처리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노동시장의 선순환 구조와 사회안전망의 강화 없이는 구조조정의 성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 고용보험법 개정을 통한 실업급여 확대 ▲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 중장년 근로자·뿌리산업 근로자 파견근로 허용 등을 주문하면서 "개혁의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두려워하거나 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고통스럽지만 미루거나 회피한다면 고통을 더욱 커질 것이고 국가경제는 파탄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국민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면서 슬기롭게 합의점을 찾아가고 국회가 협조를 해준다면 기업 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경제 재도약의 기반을 튼튼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신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경제를 선진경제로 도약시키기 위한 핵심열쇠는 규제개혁"이라면서 규제개혁특별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의 국회 통과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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