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자산 1/4이 자본잠식사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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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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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한진그룹 총자산 가운데 약 4분의 1이 자본잠식 계열사 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은 누적된 적자로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마저 잠식한 상태를 말한다. 한 마디로 추가 출자나 차입 없이는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15일 국내 10대 재벌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전월 말 제출한 기업집단현황을 보면 총 584개 계열사 가운데 25.86%에 달하는 151개사가 2015년 말 현재 100% 또는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재벌 계열사가 4곳 가운데 1곳 꼴로 자본잠식돼 있다는 얘기다. 10대 기업집단에서 현대중공업그룹(6곳)을 빼면 모두가 10곳이 넘는 자본잠식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10대 재벌 총자산에서 자본잠식 계열사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말 평균 4.47%로, 5%를 밑돌았다.

이에 비해 대한항공을 대표회사로 둔 한진그룹을 보면 자본잠식 계열사 자산이 총자산 가운데 23.5%에 달해 10대 재벌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진그룹은 38개 계열사 가운데 39.47%에 해당하는 15곳이 자본잠식 상태로, 이 역시 10대 재벌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런 계열사 가운데에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 한진해운도 포함돼 있다. 이 회사 자산이 한진그룹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19%에 맞먹는다.

계열사 수가 91개로 가장 많은 롯데그룹은 자본잠식 계열사도 30곳(34.07%)에 달했다. 10대 재벌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이지만, 이런 계열사 자산이 롯데그룹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22%에 그쳤다.

GS그룹은 자본잠식 계열사 자산이 총자산 대비 5.73%를 차지해 10대 재벌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LG그룹을 보면 자본잠식 계열사 수가 15개에 달했지만, 이런 회사 자산은 기업집단 총자산 대비 0.55%에 불과했다. 10대 재벌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이다.

한화그룹(0.78%)과 삼성그룹(0.80%)도 총자산에서 자본잠식 계열사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1%를 밑돌았다.

다만 삼성그룹을 보면 자산총계가 4조6000억원에 달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SK그룹은 총자산 대비 자본잠식 계열사 자산이 3.08%를 차지하고 있고, 현대자동차그룹(3.03%)과 현대중공업그룹(3.16%), 포스코그룹(2.57%)도 3%대를 초과하지 않았다.

10대 재벌에 속하지는 않지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그룹은 전체 계열사 21곳 가운데 30% 이상인 7곳이 자본잠식 상태다. 현대상선이 포함돼 있는 이런 계열사 자산이 현대그룹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74%에 달했다. 

대우조선해양그룹도 마찬가지다. 전체 계열사 14곳 가운데 5곳이 자본잠식 상태다. 핵심 기업인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한조선까지 모두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이런 계열사가 기업집단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6%에 육박한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설립 초기 회사라면 투자를 일으키는 단계에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게 되레 정상적인 일"이라며 "그러나 총자산에서 자본잠식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기업집단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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