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산하 국제분쟁및협력연구소(IGCC)가 주최하는 제26차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가 21~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NEACD는 6자회담 당사국의 외교 관료와 민간 전문가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해 동북아 지역의 외교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통상 6자회담 수석대표나 차석대표가 참석하기 때문에 ‘미니 6자회담’으로도 불린다.
이번 NEACD에는 각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대거 나설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참석한다. 일본 측은 최근 6자회담 수석대표로 임명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신임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도 이번 NEACD가 베이징에서 열리는 만큼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정부는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대신 차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참석하기로 했다. 러시아도 차석대표인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특임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자가 4년 만에 나서고 미국을 비롯한 각국 수석대표들이 대거 참석하기로 하면서 이번 미니 6자회담의 무게감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반민반관 성격 이상의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이후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이번 NEACD에서는 다양한 북핵 탐색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미일 3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재확인하고 북한 비핵화를 거듭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최근 북한과의 관계 회복 및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비핵화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재확인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거듭 주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대화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도 등으로 우리 정부와 미국 중심의 대북 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번 NEACD에서 북미간 또는 남북간 대화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차석대표를 보내기로 한 것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북핵 문제뿐만 아니라 각종 현안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북핵 문제나 6자회담 재개의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지켜봐야겠지만 핵 개발 의지를 굽히지 않고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주장한다면 북미 또는 남북간 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관련국들이 어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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