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왕' 귀환..땅값 과열 우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6-20 10: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중국의 부동산 가격 급등에 '지왕(地王)'이 다시 출현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보이자 토지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고가에 토지를 낙찰받는 회사나 투자자를 일컫는 지왕들이 새롭게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땅값 과열 경고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마땅한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시간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월 8일 로간 프로퍼티는 선전시 광밍 구역의 토지 일부를 141억 위안(약 2조5천억 원)에 낙찰받았다. 선전시 토지 거래 역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는 국영기업인 중국전력건설그룹이 속한 합작벤처가 17개 경쟁업체를 물리치고 선전 룽화 구역의 토지를 83억 위안에 낙찰 받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경제 부양과 소형 도시들의 주택 재고 처분을 위해 금리 인하 및 주택 담보 대출 기준 완화 등을 실시했는데 이것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투기적 수요를 부추겼다. 5월 중국 70개 도시에서 평균 주택 가격은 약 5% 가량 오르며 5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당국은 적극적으로 땅값 잡기에 뛰어들 수도 없는 입장이다. 토지는 보통 대출 담보로 쓰이는데 자칫 토지 가격이 급락할 경우 부채 디폴트와 악성 부채 급증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땅값 급등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개발업체 입장에서도 분양 적정가를 맞추다 보면 토지 위에 세우는 주택 가격보다 더 비싸게 토지를 구입할 가능성도 있다. 상하이 소재 중국 부동산 연구소의 첸 성 애널리스트는 “빵보다 밀가루 가격이 더 비싼 셈”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상승 신호가 보이는데 토지 확보 전쟁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땅값 상승이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마진을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몇 주에 걸쳐 시노켐 산하 부동산 개발업체인 진마오 홀딩스는 항저우, 선전, 난징 등에서 네 차례 토지를 입찰 받았는데, 무디스는 이로 인해 2015년 말 기준 진마오의 총 자산 중 11%에 해당하는 비용이 초래됐다며 회사의 현금 유동성을 약화시키고 마진을 압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은 토지 입찰 전쟁을 막기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CLSA의 니콜 웡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치열한 토지 입찰 경쟁이 벌어지더라도 정부로선 실질적으로 급등세를 잡기 위해 꺼내들 수 있는 도구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