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비밀은 없다' 예측 불가한 손예진·김주혁의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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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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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밀은 없다' 스틸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딸이 사라졌다. 국회입성을 노리는 유력 후보 종찬(김주혁 분)과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 분)은 선거를 15일 남기고 갑작스레 사라진 딸 때문에 곤욕을 겪는다. 연홍은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애를 쓰지만, 남편 종찬은 선거에만 집중, 유세를 멈추려 하지 않는다.

결국, 연홍은 딸을 찾기 위해 직접 움직이고 딸의 흔적을 좇아 나선다. 그런데, 딸 민진이 이상하다. 가족들이 알던 착한 모범생은 온데간데없고 왕따에 기괴한 성격을 가진 아이만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점차 드러나는 사건은 상상할 수 없는 실체를 드러내고 연홍을 궁지에 몰아붙인다. 누구의 도움 없이 홀로 딸을 찾아내려는 연홍과 꿋꿋하게 선거를 강행하는 남편 종찬. 이들은 과연 딸을 찾을 수 있을까?

영화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제작 영화사 거미 필름트레인·제공 배급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미쓰 홍당무’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경미 감독의 신작이다.

딸을 포기할 수 없는 아내와 선거를 포기할 수 없는 남편 사이에 균열이 일어나고 딸의 실종과 관련된 실체가 드러나며 영화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진다. 연홍은 홀로 사건을 추적해나가고 기상천외한 방식과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으로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이경미 감독이 만들어낸 독특한 여성 캐릭터들과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 섬세한 연출력이다. 사소한 대사 하나, 장면 하나, 인물들의 고민 하나들로 영화는 뻔하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간다. 이는 연홍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과 감정변화 덕분이기도 한데, 여타의 작품에서 다뤄지는 딸을 잃은 어머니와는 다른 보편적이지 않은 반응들로 시종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또한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영화 ‘갈증’을 떠올리게 하는 구조와 편집은 영화의 긴장과 감성을 더하기도 한다. 세련된 방식의 편집 구성과 음악의 배치, 기괴할 정도로 아름다운 공간들은 이따금 일본영화의 화풍을 떠올리게 한다.

배우 손예진과 김주혁의 연기 역시 돋보인다. 손예진은 이제까지의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얼굴을 드러내며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다. 광기에 가까운 모성애 연기는 그의 필모그래피에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전망. 김주혁이 그린 종찬의 모습 또한 흥미로운데 갈등요소 정도로만 생각했던 그의 행동들은 영화의 엔딩크레딧까지 보고 나면 퍼즐조각처럼 아귀가 맞물린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독특하고 유려한 문제작의 등장, ‘비밀은 없다’는 6월 23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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