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교통 당국이 상업용 드론(무인 항공기) 운행 규정을 확정함으로써 본격적인 상업용 드론 시대가 열리게 됐다
미국 교통부 산하 연방항공청(FAA)은 21일(현지시간) 상업용 드론(무인기·UAS)의 운행규정을 확정했다.
이 규정이 8월 말에 발효되면 기업과 정부가 상품 배달, 정보 수집, 재해 구호 등 목적으로 평소에 드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아마존과 구글이 추진해 온 원거리 상품 배송은 당장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확정된 규정은 무게가 55파운드(25kg) 미만이며 취미 외의 목적을 수행하는 무인기에 적용된다. 또한 무인기 조종사는 만 16세 이상이어야 하며, 소형 무인기를 조종할 수 있는 원격 조종사 면허를 본인이 보유하고 있거나 혹은 그런 면허를 보유한 이로부터 직접 감독을 받아야만 한다.
무인기 조종사들은 드론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시야선(visual line of sight)을 확보해야 하며, 드론 조종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드론을 날려서는 안 된다.
물류센터에서 배송 지점까지 시야선이 확보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아마존이나 구글 등이 추진해 온 원거리 상품 배송 서비스가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고도, 속도 등 운행 관련 제한 사항도 지켜야 한다. 지표면 기준 최고 속도는 시속 100 마일(87노트, 시속 161km), 최고 고도는 지표면에서 400피트(122m)다. 만약 고도가 400피트 이상이면 반드시 건축 구조물로부터 400 피트 이내에 있어야 한다.
상업용 드론 운행은 낮 시간대에만 허용된다. 다만 충돌 방지용 등(燈)이 달린 드론은 공식 일출시각 전 해뜰녘 30분과 공식 일몰시각 후 해질녘 30분도 운행이 허용된다.
FAA는 만약 드론 운영자가 운항을 안전하게 할 수 있음을 입증하면 일부 제한을 풀어 주는 절차도 만들었으며, 몇 달 후부터 온라인 포털을 통해 제한 완화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이에 따른 미국 내 경제효과는 향후 10년간 820억 달러(95조 원), 일자리 창출은 10만 개에 이를 것이라고 FAA는 전했다.
FAA의 규정 마련에 대해 세계 최대의 민간 드론 제작업체 DJI의 브렌던 슐먼 부사장은 "고급 기술이 생활을 향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분수령"이라며 환영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분야 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이번 규칙 마련이 드론을 항공관리체계에 편입하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상업용 드론 운영자들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FAA로부터 특별 예외 승인을 받아야 했다. FAA는 2014년 이후 6천100건의 예외를 승인했으며 7천600건을 심의중이다.
지금까지 소규모 회사들은 FAA의 예외 승인을 받지 않고 드론을 사용하는 경우도 흔했는데 큰 사고가 나지 않는 한 FAA가 이를 파악할 수 있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규칙이 통과되면서 이런 회사들도 합법으로 드론을 날리는 것이 쉬워졌다.
FAA의 상업용 드론 운행규정 공포를 계기로 미국의 관련 산업 우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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