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3사, 지난해 관객 76%·스크린 92% 점유…공정협약 ‘무용지물’

김병욱 더민주 의원 “영화시장 독과점현상 개선해야 한국 영화 발전”

3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초선·경기 분당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영화시장 독과점 관련 자료’에 따르면 CJ E&M(주)과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 대기업 3개사의 관객 수 기준 점유율은 2014년 71.3%에서 2015년 75.7%로 4.4%포인트 증가했다. [사진제공=김병욱 의원실 ]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영화 상영 및 배급시장의 공정시장을 위한 협약 체결에도 대기업 3사의 독과점 체제는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2014년 10월 영화 대기업과 영화 제작자단체 간 ‘영화 상영 및 배급시장 공정환경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공정환경협약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한 셈이다.

3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초선·경기 분당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영화시장 독과점 관련 자료’에 따르면 CJ E&M(주)과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 대기업 3개사의 관객 수 기준 점유율은 2014년 71.3%에서 2015년 75.7%로 4.4%포인트 증가했다. 올해는 5월 기준으로 59.43%를 점유 중이다.

대기업 3사의 스크린 점유율은 이를 웃돌았다. 2013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대기업 3개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의 스크린 점유율은 90～92% 수준을 유지, 배급 부문보다 더 높은 시장 집중도를 보였다.

공정협약 체결 이후 독과점 현상이 거의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등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는 있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영화 흥행작 상위 10위 이내 영화는 대기업 3사가 배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CJ E&M 4편(베테랑, 국제시장, 검은사제들, 히말라야), 쇼박스 4편(암살, 내부자들, 사도,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NEW 2편(연평해전, 스물) 등이었다.

공정환경협약이 강제성 없는 권고적 조치이기 때문에 실효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영화시장 독과점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동반성장협약에 이은 공정협약도 미봉책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영화시장의 독과점 체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줄이고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조장할 뿐 아니라 흥행 위주의 투자로 다양한 영화 창작을 가로막아 영화산업을 장기적 발전을 해칠 수밖에 없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환경협약은 지지난해 4월 4일 대통령 주재 콘텐츠산업 발전 전략 보고대회에서 기존 영화계 동반성장 협약 이행의 미흡함과 불공정거래 관행이 지적됨에 따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체결됐다. 주요 내용은 △영화스크린 수 배정 기준 공개 △최소 개봉 주 월요일 예매 오픈 △해당 정보 통합전산망 제공 △상영표준계약서 사용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