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의 갤럭시노트] ‘소년24’는 왜 ‘프로듀스 101’ 되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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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0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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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 '프로듀스101'/아래 '소년24']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케이블 채널 Mnet의 도약에 국내 최초 대규모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가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공로를 인정하더라도 ‘슈퍼스타K’ 쇠퇴를 외면하기에는 하강 곡선이 너무 가파르다. 지금의 Mnet을 지탱하는 기둥으로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프로듀스 101’을 꼽는 것이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비주류음악이었던 힙합을 주류로 끌어올린 ‘쇼미더머니’, 여성 래퍼의 열정과 치열함이 남성의 그것 못지않다는 것을 보여준 ‘언프리티랩스타’, 짐작만 할 뿐 본 적은 없었던 걸그룹 육성 과정을 오디션 형식으로 보여준 ‘프로듀스 101’은 각자의 개성이 선명하지만 모두 새로운 시도였고, 유의미하다는 것은 하나같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의의에 게으르게 기대는 법 없이 예능이 가져야 할 기본 요소인 재미·오락까지 압도적이다.

모두 한동철 국장의 손을 거쳤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의 특징은 착한 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래 잘하는 사람을 뽑는다면서 지원자가 얼마나 비상식적인지, 얼마나 불행했는지에 초점을 맞추며 본질을 흐리는 악마의 편집과는 또 다른 이야기다.

속내를 꾸미지 않고 토해내는 날 것의 음악인 힙합을 먹기 편하게 요리하지 않았고(‘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냉정함을 넘어 잔혹하기까지 한 걸그룹이 되는 과정을 그려내는 데 어설픈 동정을 첨가하지 않으면서(‘프로듀스 101’) 본질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종종 “보기 불편하다” “낯 뜨겁다”는 것을 이유로, 작은 잘못으로 크게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어쩌겠는가. 상대 비하는 힙합 장르의 한 모습임을 부정할 수 없고, 외모 지상주의와 가능성 없는 연습생을 떨어뜨리는 주저 없음은 스타 양성의 부끄러운 단면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 “보기 불편하다” “낯 뜨겁다”는 평가는 부끄러운 단면마저 외면하지 않는 한 국장의 끈덕짐의 깊이를 보여준다.

한동철 국장의 번번한 성공에 Mnet은 한 국장의 작품을 복제하거나 신규 프로그램과 그의 작품을 무리하게 같은 범주로 묶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프로듀스 101’ 남자판 제작이 버젓이 진행 중임에도 ‘프로듀스 101’ 남자판으로 불리는 ‘소년24’가 그렇다. ‘프로듀스 101’의 포맷을 거의 그대로 차용했음에도 시청률이 1%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을 보면 원조가 왜 원조인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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