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9회초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22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전날(3일)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첫 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이틀 연속 마무리 역할을 해내며 시즌 2세이브째를 올렸다. 하지만 이날 실점을 하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은 1.54에서 1.71로 상승했다.
이날 경기에서 오승환이 몸을 풀 일은 없을 듯했다. 세인트루이스는 6회까지 8-2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7회부터 추격을 허용했다. 방화의 주범은 마무리에서 중간계투로 보직을 바꾼 트레버 로젠탈이었다.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나선 로젠탈은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만루 위기를 초래한 뒤 강판되는 수모를 당했다. 결국 2실점을 헌납해 4-8로 추격을 당했다.
오승환도 흔들렸다. 첫 타자 애런 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뒤 커크 뉴웬하이스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아 9-7까지 쫓겼다. 여전히 무사 2, 3루 위기 상황.
오승환이 정신을 바짝 차렸다. 라몬 플로레스를 4구째 바깥쪽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에르난 페레즈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했으나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9-8, 1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해 동점 위기에 몰렸다.
오승환은 계속된 1사 2루에서 조나단 빌라마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 1, 2루가 됐다. 역전 위기까지 몰린 오승환은 대타 마틴 말도나도에 초구 볼을 던진 뒤 2구째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이어 연속 헛스윙을 유도하는 위기관리 능력으로 삼진을 잡아내 팀 승리를 가까스로 지켰다.
오승환의 힘겨운 세이브로 9-8 승리를 거둔 세인트루이스는 3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전적 42승39패를 기록했다. 밀워키는 4연패에 빠지며 35승46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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