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1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공동실무단이 사드 체계의 군사적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지역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건강과 환경에 영향이 없는 최적의 사드 배치 부지로 경상북도 성주지역을 건의했고 이를 한미 양국의 국방부 장관이 승인했다”며 사드 성주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한미공동실무단은 그동안 군사적 효용성과 지역주민의 안전을 최우선 평가 기준으로 적용하고 여러 후보지에 대한 비교평가, 시뮬레이션 분석, 현장 실사 등 정밀 검토과정을 거친 결과 성주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류 실장은 “사드를 성주에서 작전 운용하게 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전체의 1/2~2/3 지역에 살고 계시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더 굳건히 지켜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 부지가 결정된 만큼, 조속한 시일 내 사드 기지를 건설해 늦어도 내년 말까지 사드를 실전 운용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내년 말 사드 배치가 목표지만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 양국이 성주로 사드 배치 지역을 최종 결정한 것은 군사적 효용성뿐만 아니라 국내외 파장 등을 고려한 결과로 분석된다.
공군 방공포대가 해발 약 400m 고지대에 있어 사드를 운용하기에 적합하며, 경기 평택 주한미군 기지를 비롯해 수도권 남부까지 방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거리 200㎞에 달하는 북한의 300㎜ 신형 방사포의 타격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부산항과 김해공항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 점도 최적합지로 분류된 배경으로 꼽힌다.
성주의 인구가 약 4만5000명이라, 지역 주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고, 행정구역상 동해안 쪽에 위치해 사드 배치에 극력 반대하는 중국 측을 설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성주 지역 주민들이 군 당국의 일방적 결정에 항의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는 추후 주민들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사드 배치는 성주 주민들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2월 7일 사드 주한미군 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지난 3월 4일 ‘공동실무단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약정’을 체결한 뒤 약 4개월에 걸쳐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해왔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사드 배치 공식 발표를 돌연 취소했다가 다시 발표하기로 번복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이는 국방부를 방문한 성주 지역 주민들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류 실장은 전했다. 성주 지역 주민들은 이날 오후 4시 국방부를 항의 방문하고 군 당국자와 면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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