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네이버 라인 상장일인 15일에 맞춰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얼굴을 비춘 곳은 데이터센터 각이었다. 각은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는 최초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곳이다. 처음 문을 연 2013년 이후 3년 만에 언론 매체의 대규모 방문이 이뤄졌다.
1시간 투어에 이어 이 의장의 기자간담회가 이뤄진 곳도 각이었다. 네이버의 심장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이 의장은 제2, 제3의 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로부터 1시간 반 가량 떨어진 강원 춘천에 위치한 각은 춘천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구봉산 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데이터센터의 이름인 '각'은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에서 따왔다. 나라가 위험한 처했을 때도 기록의 중요성을 알고 지켜온 선조의 지혜를 담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축구장의 7배 크기인 5만4229㎡의 부지(약 1만6000평)에 건립된 각은 지하 3층, 지상 2층의 관리동인 본동 1개와 지하 2층 지상 3층의 서버관 3개동으로 이뤄져 있었다. 투어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폐열을 이용해 꽃과 나무를 가꾸고 있는 서버관의 온실동부터 시작해 콘트롤 센터(Control Center), 서버동 등으로 이어졌다.
콘트롤 센터에서는 데이터센터 전체를 관장했다. 24시간 운영, 관찰되는 통합모니터링 화면에는 전력과 트래픽, 서버실 온도 등을 확인해 보여줬다. 외부 소식을 알 수 있도록 화면 한켠에는 뉴스 방송이 차지하고 있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도 이뤄졌다. 모바일 앱의 경우 전 세계 18개 국가 200여곳에서 데이터 흐름을 파악하고 지켜볼 수 있었다.
맞은편에 위치한 네이버의 작은 박물관도 눈길을 끌었다. 1999년 네이버가 처음으로 사용했던 데이터서버를 비롯해 최근에 이르면서 더 발전된 서버까지 이곳에 전시돼 있었다.
이후 밖으로 나와 서버동으로 이동했다. 서버동은 신발에 덧신을 씌우고 들어가야 할 만큼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안은 다소 더웠다. 최대한 전력을 아끼기 위해서다.
대다수 데이터센터는 내부 온도를 20~24도에 맞춰있는데 반해 이곳은 28도까지는 무리 없게 운영될 수 있도록 설비돼 있다. 각의 PUE(에너지효율)는 1.12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 평균 1.80보다도 훨씬 낮다.
서버를 꽂을 수 있는 랙도 보유한 100여종의 서버를 최대한 고집적화 할 수 있도록 자체 제작해 효율성을 높였으며 서버룸 랙 배치 및 구조 설계에서는 '차폐 시스템'을 통해 찬 공기가 더운 공기가 섞이지 않도록 냉각 효율화를 극대화했다.
마지막으로 둘러본 서버룸 냉각장치는 미세하게 물을 분사해 온도를 떨어뜨리는 냉각장치인 'AMU'와 이를 개선해 찬물이 흐르는 벽에 바람을 통화시키는 장치인 'NAMU'로 이뤄져 있었다.
여기에도 네이버만의 고도화된 기술이 담겨있었다. 특히 AMU의 경우 일자형이 아닌 'ㄹ'자형으로 설계돼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이곳 데이터센터에서 취득한 특허만도 20여가지에 이른다.
박원기 네이버 비즈니스플랫폼 대표는 "네이버 이용자의 삶이 반영된 데이터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를 소중히 보관해야겠다는 사명감에서 '각'은 출발했다"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고효율 데이터센터로서 기존의 틀과 형식을 과감히 넘어서는 가용 가능한 최첨단 기술을 모두 집약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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