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이하 한국시간) 폐막식을 끝으로 리우에서의 17일간 여정이 끝난다. 한국은 리우올림픽 최종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수확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선수단은 환희와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했다. 열대야 속 새벽잠을 설친 국민들도 지구 반대편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며 함께 울고 웃었다.
양궁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로 전인미답의 전종목 석권을 이뤄냈고, 진종오는 올림픽 사격 역사상 첫 3연패 금자탑을 세웠다. 한국 펜싱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박상영도 기적의 역전극으로 감동을 안겼다. 태권도 5남매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우며 전종목 메달(금2, 동3)을 목에 걸었다. 박인비는 116년 만에 부활한 여자골프에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대업을 이루며 전설적인 ‘골프 여제’로 남았다.
그러나 결과는 냉정하게 되짚어 봐야 할 때다. 한국 선수단의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 10위 이내) 목표는 실패했다. 금메달 9개로 9위에 오른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12년 만에 ‘10-10’을 달성하지 못했다. 앞선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2회 연속 금메달 13개를 수확해 각각 7위와 5위에 올랐다. 전체 메달 합계에서도 1984년 LA올림픽(금6, 은6, 동7, 합계19) 이후 32년 만에 가장 적었다.
4년을 준비하며 피땀 흘린 선수들은 무슨 죄가 있으랴. 한국의 ‘리우 10-10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잘못됐다. 눈앞의 올림픽 성적에 취해 결과만 내다봤을 뿐 제대로 된 준비는 없었다.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종목도, 턱 없이 부족한 지원에 힘겨웠던 종목도 전략의 실패였다. 오히려 준비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상대 국가에 전력만 노출하는 역효과를 내며 금메달의 헛된 자아도취에 빠졌고, 상대 전력은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젠 리우를 뒤로 하고 도쿄를 내다봐야 한다. 4년 뒤 열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태극전사들의 땀이 헛되지 않도록 목표가 아닌 준비 과정에 집중해야 할 과제를 떠안았다. 이번 대회 ‘10-10’ 목표를 가볍게 달성한 일본은 착실한 준비 과정에 결실까지 거두면서 도쿄로 가는 비단길을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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