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삼성디스플레이가 능동형발광다이오드(AM-OLED, 이하 아몰레드)를 양산한 지 10년만에 누적생산량이 10억개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지난 2007년초 일본 교세라의 휴대폰 및 국내기업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에 소량의 중소형 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해 시장성을 확인한 뒤 같은 해 10월 충남 천안에서 세계 최초의 아몰레드 양산 라인을 가동했다.
이후 아몰레드 누적 생산량은 2011년 7월 1억개를 돌파한 후 2012년 5월 2억개, 2013년 12월 5억개에 이어 지난해 11월 9억개를 넘어섰으며 3개월여 뒤인 올해 2월에는 10억개를 돌파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실시간 생산대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상승폭이 크다”며 누적 생산량이 급증했음을 시사했다.
아몰레드 해상도 역시 진화를 거듭했다. 2007년 QVGA(240×320)에 불과했던 아몰레드의 해상도는 현재 일반 HD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QHD(2560×1600)까지 발전했다. QHD급 아몰레드 페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7과 갤럭시 S7·S7엣지 등에 탑재됐다.
OLED를 구현하는 기술적 방법에 따라 능동형과 수동형으로 나뉜다. 하지만 높은 해상도와 색재현율이 가능한 능동형 OLED, 즉 아몰레드가 대세를 이뤄 사실상 ‘아몰레드=OLED’ 등식이 성립한다. 특히 삼성은 액정화면(LCD)에 비해 한 수준 높은 디스플레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자체발광’ 마케팅을 펼쳐, 기술용어인 ‘아몰레드’를 소비자들에게 삼성디스플레이 제품브랜드로 각인시키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등이 별도로 필요한 LCD와 달리 아몰레드는 화소 하나하나가 전기 자극에 의해 자체 발광하기 때문에 종잇장처럼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와 다채로운 색표현력으로 당시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렸다.
이러한 아몰레드 양산에 가장 놀란 이는 일본이었다. 일찌감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아몰레드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장기간 연구개발에 몰두했지만 사업성에 확신을 갖지 못해 주저하는 사이 삼성에 선두를 뺏기고 만 것.
이 때문에 일본 업체들은 어려운 양산공정 때문에 대량 생산이 어려워 삼성의 아몰레드 사업이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은 머지않아 아몰레드의 전성시대가 올 것이라 믿고 끊임없는 제품과 공정기술을 개선시켜 나갔고, 10년이 흐른 현재 믿음을 현실화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07년 0.5%에 불과했던 휴대폰 시장내 아몰레드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올해 39.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20년까지는 6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은 2008년(82.7%)을 제외하고 매해 90%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95.3%로 사실상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한 길을 도전해 개척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다”면서 “아몰레드 패널이 정식 양산된 후 모바일 IT 기기들의 성능도 크게 발전했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아몰레드 패널 기술력도 약진했다.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은 아몰레드가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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