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 오르는 데 그쳤다. 2015년 4월 0.4%를 기록한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4월 1%대를 기록한 뒤 4개월 연속으로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률을 0.37%포인트 끌어내렸다.
전기·수도·가스요금 가격은 12.6% 떨어졌고 전체 물가 상승률을 0.57%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저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나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품목은 급등하고 있다. 폭염 탓에 지난달 농·축·수산물은 1% 상승했다. 7월 0.2% 상승과 비교하면 폭등인 셈이다.
특히 수산물은 6.5% 상승해 물가상승률을 0.07% 포인트 끌어올렸다.
품목을 세부적으로 보면 농산물 중에선 배추(58.0%), 풋고추(30.9%), 시금치(30.7%)의 상승 폭이 컸다. 주로 날씨에 취약한 잎채소들이다.
수산물에선 게(45.1%), 축산물에선 국산 쇠고기(13.7%) 가격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신선식품지수는 2.8% 상승했으며 특히 신선어개(생선과 조개류)가 7.9% 올라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 6월 1.7% 하락한 이후 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차례상 부담은 지난해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은 전통시장의 경우 22만4211원, 대형유통업체에서 장을 본다면 31만7573원이 들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통시장 20만8589원, 대형유통업체 29만1066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과 비교해 각각 7.5%, 9.1% 올라간 것이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 0.4%의 저물가가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이유다.
정부가 오는 13일까지 성수품 특별공급 기간으로 정해 추석 물가 안정에 나섰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매년 이맘때쯤 연례행사로 등장하는 물가안정대책으론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학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석 물가를 잡기 위해 비축 물량 방출, 공급 확대, 세일 행사 개최 등 매년 비슷한 대책을 내놓지만 서민들의 부담은 늘 컸다"라며 "유통구조 개선 등 장기적 안목의 플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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