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20대 국회 정기국회가 시작된 1일, 첫날부터 본회의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과 사드 배치 관련 정부의 태도를 비판한 것이 불씨가 됐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나섰다.
정 의장은 개회사에서 '우병우 민정수석 논란은 부끄러운 일', '사드 배치 관련한 정부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개회사 도중에 강하게 항의하며 일부 의원들이 퇴장하기 시작했다. 이어 새누리당 의원들은 개회식 후 예정돼 있던 20대 국회 기념사진 촬영도 거부한 채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충격적"이라며 "국회의장의 사과와 후속조치가 없는 한 20대 국회의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법적 조항만 있으면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기 때문에 명백한 탄핵감"이라고 지적하며 "의장이 전쟁을 선포했으니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자"고도 제안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개회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당의 반발에 대해 "(제가 한 발언의) 진의를 잘 아실 것"이라며 "야당의 목소리가 아니고 국회의장이 국민을 대신해서 말씀드린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여당은) 협치를 모토로 한 제20대 국회의원들의 다짐을 무위로 돌렸다"면서 "어렵게 합의한 추경안을 비롯한 2015년도 결산안 심의 등 산적한 과제를 내팽개친 새누리당 의원들이 한심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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