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중국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신 롯데와 신세계가 이번에는 베트남에서 2라운드를 벌인다. 국내 유통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양사는 중국에 진출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이제는 동남아로 눈을 돌린 것이다.
아시아 신흥시장 베트남에 관심을 보인 이마트는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 호치민시의 고밥 지역에 총 1만578㎡(약 3200평) 규모의 1호 매장을 오픈했다.
이마트의 베트남 매출은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호치민 공항 인근 떤푸(Tân Phú)지역에 2호점 출점을 알아보는 등 현지 정착을 위해 부단히 애쓰는 모양새다.
특히 이마트는 베트남 현지에서도 노브랜드 상품을 강조하고 이마트만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형태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중국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철저히 현지화에 신경 쓰는 롯데와는 다른 전략이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호치민시에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슈퍼마켓 등 다양한 형태의 상업시설 등에 연간 2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감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이마트는 호치민시에 사회적 활동 및 봉사활동 등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9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호치민시내 투자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한다. 행사에는 이마트 이갑수 대표와 호찌민시 딘라탕 서기장을 비롯한 양측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다.
이마트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베트남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베트남 시장을 어느 정도 선점한 롯데마트를 따라잡기 위해서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해 경쟁사보다 먼저 거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또 현지 유통업체는 따라하기 힘든 문화‧레져공간을 쇼핑공간과 동시에 묶는 복합쇼핑몰 형태도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베트남 1호점인 ‘남사이공점’에 영화관, 문화센터, 볼링장 등 3200여평의 편의시설을 대폭 강화했고, 이마트와 경쟁이 예상되는 12호 고밥점에는 지난 7월 1500석 규모의 롯데시네마를 가세했다.
올해 7월에는 베트남 중부 냐짱(Nha Trang)지역에 13호점을 열어 출점 속도도 높이고 있다.
베트남이 거대 유통사의 격전지로 부상하는 이유는 젊은 층이 많은 신흥시장인 점과 더불어 동남아 진출의 가교 역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면적은 우리나라(한반도)의 약 1.5배이며 인구는 2014년 기준 9342만 명으로 세계 14위에 해당하는 거대 소비시장이다. 또 베트남의 8년간 평균 GDP 성장률은 6%가 넘어 세계 평균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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