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미샤가 홍콩 전 점포를 예고 없이 폐업했다.' 작년 1월 홍콩 언론들은 현지 미샤 폐업을 일제히 보도했다.
실제 당시 홍콩의 일부 미샤 매장은 문을 열지 않았다. 매장 앞에는 "미샤는 영업하지 않습니다"는 문구만 덩그러니 내걸려 있었다. 홍콩 현지 파트너사가 미샤 사업을 접어서다. 같은 해 7월 새 파트너사를 찾고서야 영업은 정상화됐다.
에이블씨엔씨가 내놓은 국내 대표 중저가화장품 브랜드인 미샤가 해외에서 고전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산업 선진국이자 주요 소비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일본의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미샤는 2006년 1월 도쿄에 '미샤재팬'을 세웠다. 법인 설립 후 2년 동안 순손실을 기록했던 미샤재팬은 2008년에서야 흑자(22억9000만원)로 전환했다.
이후 흑자 상태를 유지했으나 2013년 3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듬해인 2014년엔 손실액이 25억원까지 치솟았다. 작년에도 6억5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쿠션과 립틴트 제품을 내놓으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올 상반기 순이익도 적자 상태다.
미국 상황은 더 심각하다. 미샤는 2005년 5월 뉴욕의 쇼핑 중심지인 맨해튼 5번가에 미국 1호 매장을 열었다.
현지 파트너를 두지 않고 직접 미국법인 '에이블씨엔씨USA'를 설립, 직진출한 방식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2004년 8월 세워진 에이블씨엔씨USA는 현지 로드숍 운영을 위해 만들어졌다. 에이블씨엔씨 창업주인 서영필 회장이 직접 이끌 만큼 전력을 기울인 법인이다.
한때 뉴욕 매장만 9곳을 운영하며 승승장구했다. 현지 법인도 늘었다. 2006년 7월 뉴저지에 본사를 둔 '미샤USA'가 문을 열었다. 미샤USA는 화장품 유통을 맡았다.
하지만 수익 악화로 매장이 줄줄이 폐점했다. 2007년 말 첫 미국법인인 에이블씨엔씨USA가 쓰러졌다.
미샤USA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2007년 12억 치솟았던 미샤USA의 순손실은 해마다 손실 규모를 줄여나갔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2013년 말 폐업하며 미샤의 10년 미국 도전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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