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영국의 EU 탈퇴를 위한 협상의 구체적인 일정이 나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일(현지시간)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늦어도 내년 3월말 이전에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의 공식 개시를 뜻하는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리스본조약 50조가 발동될 경우 영국과 EU의 완전한 분리를 위한 2년 간의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지난 6월 영국은 EU 탈퇴를 붇는 브렉시트 투표에서 찬성안을 통과시키면서 전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이후 신임 총리로 당선된 테리사 메이는 국내외 적으로 브렉시트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으라는 압력에 시달려왔다.
그동안 보수당 내부에서는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절차를 연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돼 왔으나, 이날 연설을 통해 이같은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국회는 EU에 잔류할 지 떠날 지에 대한 결정을 국민에게 넘겼으며, 국민들은 명확한 답을 줬다"면서 "정부는 이 결정에 대해 의문을 가지거나 옥신각신할 것이 아니라 할 일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EU를 나오기 위한 첫 걸음으로 영국의 EU 가입을 규정한 1972년 유럽공동체법(ECA)을 폐지하는 ‘대(大)폐지(Great Repeal) 법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4~5월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메이 총리는 “(대폐지 법안이) 발효되는 즉시 영국은 독립적인 주권국가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ECA가 의회에서 폐지되면 영국에서 EU법의 효력이 사라지고, 새로운 입법 과정을 거친 영국 국내법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된다. 그러나 EU법으로 보장받던 노동자의 권리는 대폐지 법안이 발효된 뒤에도 유효할 것이라고 메이 총리는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가장 좋은 방식으로 혼란을 최소화하며 EU에서 탈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나, 협상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영국의 동맹국들은 이번 브렉시트로 인해 냉전이후 국제무대에서 EU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국들과의 무역협상 등에서 예전보다 열세의 입장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보수당 정치인들은 리스본 조약을 너무 빨리 발동시키는 것이 꼭 유리하지는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7년 프랑스와 독일에서 선거가 진행되는 만큼, 협상 파트너가 바뀔 경우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