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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타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국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운업은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최근 물류 사태에 대해 사죄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물류 대란 사태에 대해 국민과 의원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조 회장은 "2014년 한진해운을 인수해 약 2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고, 부채비율을 1400%에서 800%로 낮췄으며, 4분기 동안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외국 선사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물량공세와 저가공세로 몰아부치는데 사기업으로서 경쟁하는데 한계를 느껴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채권단측에 한진해운발 물류대란 가능성을 사전에 고지했지만 설득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채권단측에 법정관리시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설득에는 실패했다"면서 "현재 해상에 40척 이상 배가 떠있는데, 이달 말까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심상정 의원이 억울한 것이 있냐고 묻자 조 회장은 "우리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정부도 정책과 기준대로 처리했다"며 "억울함이 없다"고 답했다.
현대건설, 현대증권 등 자회사를 매각한 현대상선과 비교하는 질문에 조 회장은 한진해운도 유사한 수준의 노력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상선처럼 한진해운은 자회사가 없고 도산 직전이어서 한진그룹이 인수한 뒤 자금을 투입했다"면서 "알짜자산이던 에쓰오일 지분의 매각대금을 투입하는 등 현대상선 이상의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던진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에 관한 질문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답변을 피했다.
국내 1위, 세계 7위의 해양 선사인 한진해운은 지난 5월 4일부터 자율협약을 진행했고, 약 4개월간 채권단과 기업의 회생을 놓고 협약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내 지난 8월 31일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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