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구글이 현지시간 4일 애플의 아이폰을 정조준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픽셀폰'과 아마존의 에코를 위협하는 가정용 비서 '구글홈' 등을 공개하며 하드웨어 전략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그 동안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검색 등 소프트웨어 서비스 시장을 지배했던 구글이 본격적으로 스마트 기기 시장 장악에 나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분석했다.
◆ 스마트 기기로 애플·아마존에 도전장
구글은 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구글이 자체적으로 컨셉, 디자인, 엔지니어링, 테스트를 완성한 첫 스마트폰인 픽셀(5인치)과 픽셀XL(5.5인치)를 선보였다.
블룸버그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이용하는 삼성, LG 등의 파트너사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위험을 기꺼이 무릅쓰고 4,000억 달러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즈는 픽셀폰이 “구글이 만든 스마트폰”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픽셀폰에는 아이폰의 시리와 유사한 음성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1200만 화소의 플래시 카메라,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OS인 7.1 누가가 탑재됐다. 또한 배터리는 15분 충전에 7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됐다.
가격은 32GB의 픽셀이 649달러로 아이폰7과 같고, 5.5인치 픽셀XL가 769달러로 아이폰7 플러스와 같은 가격에 책정됐다. 색상은 블랙, 블루, 실버 세 종류이며 4일부터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에서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릭 오스텔로 구글 하드웨어 총책임자는 이제 구글이 기존의 스마트폰 제작사와 마찬가지로 재고 관리, 이통사와의 직접 거래, 부품 조달, 공급 체인 구성, 유통 관리까지 모든 부문을 다루고 스마트폰 케이스와 케이블과 같은 액세서리 제작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4일 픽셀과 함께 공개된 스마트스피커인 구글홈은 2년 전 출시되어 뜻밖에 히트 상품이 된 아마존의 에코를 겨냥한 제품이다. 뉴욕타임즈는 구글이 에코의 성공을 보며 구글 어시스턴트가 고객에 닿기 위해서는 하드웨어가 그 매개가 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구글홈 역시 사전 주문에 들어갔고 가격은 129달러다.
그밖에도 구글은 픽셀과 결합해 사용하는 데이드림 가상현실 헤드셋과 UHD를 지원하는 TV 스트리밍 기기 '크롬캐스트 울트라'와 구글 와이파이 등을 함께 공개했다.
구글은 웹상에서 최초의 검색엔진이 아니었지만 이제 인터넷 검색의 대명사가 되었듯이 스마트 기기 부문에서도 후발주자지만 결국엔 여타 기업들을 능가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 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
이번 신제품 발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구글의 음성 명령에 반응하는 인공지능 음성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였다. 구글은 픽셀폰뿐 아니라 구글홈에도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탑재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음성 명령에 따라 식당을 예약해주거나 가장 빠른 길을 찾아주거나 카페트에 묻은 얼룩을 제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같은 기능은 구글의 검색 및 지도 등을 토대로 한 광대한 자료와 인공지능의 결합으로 탄생했다.
오스텔로 부사장은 "구글 어시스턴트는 우리가 만드는 하드웨어의 중심에 있다"면서 "우리는 차세대 혁신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상호 작용 속에 있으며 그 중심은 인공지능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더 피차이 수석 부사장 역시 4일 행사장에서 “이제 기술은 '모바일 우선'에서 'AI 우선'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구글 기기들은 인공지능 비서를 태운 차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