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내수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지만 수출 부진이 경기 회복을 여전히 제약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내수의 완만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수출과 제조업의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의 진단은 건설투자를 빼고 경기 전반의 개선세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난달 인식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건설기성(23.6%)과 건설수주(54.6%) 호황이 경제를 지탱하고 추석 효과로 8월 소매판매도 1년 전보다 6.0% 증가하며 지원사격했지만 경기 회복세를 대폭 확대할 만큼은 아니었다.
특히 수출 부진과 맞물려 제조업의 생산과 고용이 감소하는 점은 우려스럽다.
9월 수출은 5.9% 감소해 8월(2.6%) 증가가 '반짝' 반등임을 확인시켰다. 일평균 수출액 감소 폭도 8월(-5.3%)보다 더 커진 -5.9%였다.
주력 제조업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수출 부진 여파는 제조업으로도 번졌다.
조선업 구조조정, 현대자동차 등 업계 파업도 제조업엔 악재로 작용했다.
8월 광공업생산은 2.3% 늘어 전월(1.6%)보다 큰 증가 폭을 보였다.
그러나 조업일수가 이틀 늘었다는 점과 지난해 8월이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깔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진하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4%로, 2009년 3월(69.9%)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7만4000명이나 줄었다.
저물가 우려도 가시지 않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 1.2%로, 5개월 만에 0%대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폭염으로 출하량이 줄어든 농·축·수산물 가격이 10.2% 급등한 영향이 컸다.
KDI는 "9월 중 소비자물가는 기상여건 악화 등 공급 측 요인에 의해 상승 폭이 확대됐으나 이를 제외할 경우 물가 상승세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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