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배병길 한국건축가협회 회장 "압구정 랜드마크 수직으로 높을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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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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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은 70%가 산, 평지인 서구 도시들과 달라...시민들의 접근성과 자연과의 조화 중요

▲배병길 한국건축가협회 회장은 18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화로서의 건축을 강조했다. 그는 건축가 스스로 건축이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18일 한국건축가협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배병길 협회장을 서울 서초동 협회장 사무실에서 만났다. 건축 도면과 모형도로 가득한 사무실은 한눈에 건축가의 공간임이 느껴졌다. 배병길 회장은 끊임 없이 울리는 전화벨소리에 인터뷰가 잇따라 끊기게 되자 연신 "미안하다"며 멋쩍어했다. 


하지만 인터뷰가 본격화하면서 질문에 답하는 그의 인상은 매우 강렬했다. 먼저 '한국건축가협회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 배 회장은 "한국건축가협회는 1957년 2월18일날 창립해 올해 60년째 된다. 건축가 실무경력이 5년 이상 있고 작품 2개를 제출해 승인을 받으면 회원으로서 자격이 주어진다"며 "유능한 건축가들과 교수들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으며 총 4000여명의 회원이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17일 한국건축가협회 정기총회를 통해 신임회장으로 선임된 그는 "건축이 문화라는 개념을 사회에 확산시키고 건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리고 싶다"면서 "건축가들 스스로가 문화를 창조하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축가 스스로가 올바른 사고를 갖고 작품을 통해 공공에 이익이 되고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생각으로 건축문화로 자리 잡기위해 노력한다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게끔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 협회장은 이어 "대외적으로 건축가들이 직접 나서서 '건축은 문화다'고 이야기 하면 매우 이기적인 집단으로 보여질 수 있다. 협회는 각종 건축전시회 개최, 작가와의 만남 등을 통해 대중 속으로 녹아들어갈 예정"이라고도 했다. 

그는 "가장 큰 부분은 일반공모전, 올해의 베스트 세븐 상 등을 선정해 상을 준다든지 일반인들에게 공개 전시를 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배 회장은 내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고 협회에서 주관하는 '국제 심포지엄'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는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다양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와 문화부장관 등을 초청해 패널토론을 진행하거나 미래지향적인 건축문화발전을 위해 연설 등을 요청,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새겨듣고 우리나라에 응용 적용가능한지 살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포지엄 결과에 따라 정부에 정책반영을 요청할 계획이다.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6일간 '2016 대한민국건축문화제'가 울산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점점 커지고 있는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 '사회적 상상(Social Imagination)'이라는 주제로 일반 전시와 특별전시, 세미나,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인터뷰 당일에는 행사가 개최되기 전인 만큼 그의 신경은 온통 문화제에 쏠려있었다. 배 회장은 "건축 문화를 지방에까지 확산시키는 좋은 계기"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국제건축연맹(UIA) 2017 서울 세계건축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배 회장은 "건축가협회, 대한건축사협회, 대한건축학회 등 3단체가 모여 결성한 건축단체 총연합회가 있다. 연합회는 UIA측과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실질적인 업무를 하고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 회원국이 124개국에 회원이 130만여명이다. 2017년 9월3일부터 10일 까지 삼성동 코엑스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동시에 열린다. 전세계에서 6000명에서 1만명 가량의 세계건축가들과 관계되는 석학들이 방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서울시가 압구정 아파트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하면서 해당 구역에 랜드마크가 지어질 계획이다. 이에 대해 건축가 입장에서 서울시 대표 부촌인 압구정에 어떤 랜드마크가 들어서면 좋을지 물었더니 그는 "랜드마크 건물이 수직적으로 높을 이유는 없다. 수평적으로 여유공간이 조금 있으면 수준높은 단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평지가 대부분인 서양에서는 높은 건물로 이정표가 되고 기준이 될 수 있으니 무조건 높게 지으려고 한다. 하지만 70%가 산으로 이뤄진 서울에서는 굳이 높은 건물보다는 시민들에게 접근성도 뛰어나고 자연적인 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는 랜드마크가 바람직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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