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그린달빛’역사적 사실 버리고 시청자 만족 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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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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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구르미그린달빛’[사진 출처: KBS ‘구르미그린달빛’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18일 종영한 KBS ‘구르미그린달빛’은 역사적 사실을 버리고 시청자 만족을 선택했다. 역사적 사실로 볼 때 KBS ‘구르미그린달빛’은 절대로 해피엔딩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해피엔딩을 원했고 KBS ‘구르미그린달빛’은 그런 바람에 화답했다.

이영(박 보검 분)은 왕이 돼 선정을 펼쳤고 홍라온(김유정 분)과 재회해 사랑을 이뤘다. 김헌(천호진 분)과 김의교(박철민 분), 김근교(방중현 분)는 모든 죄가 들통 나 참수당하거나 권총 자살했다.

조하연(채수빈 분)은 이영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빈궁 자리를 버렸고 왕(김승수 분)은 조하연이 처음부터 빈궁으로 간택되지 않은 것으로 해 조하연이 다른 남자와 결혼할 수 있게 배려했다.

정약용(안내상 분)은 다시 높은 벼슬을 얻어 이영과 함께 자신의 뜻을 펼쳤다. 홍경래(정해균 분)와 김병연(곽동연 분)은 이영이 선정을 펼치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며 기뻐했다.

모두가 실제 역사와는 전혀 다른 결말이다. 실제 역사대로라면 이영은 21살에 죽어야 하고 홍경래는 이미 오래 전에 사형을 당했어야 한다. 조하연은 이영이 죽은 후 수렴청정을 해야 한다.

정약용은 다시 벼슬 길에 오르지 못하고 쓸쓸히 생을 마감해야 한다. 이후 조선의 국운은 쇠퇴해가다가 일본에 의해 망한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박보검이 일찍 죽는 것을, 김유정이 죽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고 이는 KBS ‘구르미그린달빛’ 결말에 그대로 실현됐다.

사실 조선 말부터 해방 후 분단까지 우리나라 역사는 철저한 좌절과 비극의 역사다. 이는 자학사관을 낳았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이런 자학사관을 극복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고 이는 역사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KBS ‘구르미그린달빛’ 결말도 이런 자학사관 극복 기조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설사 비극과 좌절의 역사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교훈을 얻는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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