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으로 발행한 국제본드 규모가 신흥국의 국채 발행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에 따른 재정 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사우디 국제본드 규모는 175억 달러(약 19조 614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제본드는 채권 발행국 이외의 국가에서 판매되는 채권을 말한다. 현재 입찰 규모만 6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흥국이 발행한 국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금까지는 165억 달러 규모였던 아르헨티나 발행 국채가 최대였다. 달러화로 표시되는 사우디 국채의 만기별 수익률은 5년물 기준 135bp(1.35%)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1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165bp(1.65%), 210bp(2.10%)로 예상된다.
사우디가 첫 국제본드 발행에 나선 것은 저유가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최대 산유국이자 주요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석유 의존 국가 중 하나지만 지난 2014년부터 이어진 저유가로 인해 지난해 재정적자만 980억 달러(약 110조 24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5%와 맞먹는 것으로 건국 83년만에 최고치다.
재정이 악화되면서 올해 초에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100억 달러를 대출하기도 했다. 올해 초 발표된 경제 다양화 정책 '비전 2030' 계획에 따라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 6월 국제본드 발행과 관련, 런던·로스앤젤레스·보스턴·뉴욕 등에서 투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당초 발행 시기는 7월로 점쳐졌으나 다소 미뤄졌다. 당초 예상됐던 발행 규모도 150억 달러였으나 실제 발행액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한편 IMF는 저유가 영향으로 걸프 지역 산유국들이 향후 5년 동안 7650억 달러(약 858조 8655억 원)의 적자에 직면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 외에 또 다른 걸프 지역 산유국인 카타르, 바레인, 오만, 아부다비 등이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초까지 발행한 국제본드 총액은 2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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