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되며,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자금을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씨는 법률적으로는 두 재단 운영과 무관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사장과 주요 이사 인선을 좌우하는 등 두 재단의 '실제 운영자'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한웅재 부장검사)는 23일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 연세대 교수 등 핵심 참고인들을 소환조사했다.
김 전 이사장은 작년 10월 미르재단이 출범할 때 이사장으로 초빙됐다. 그는 미르재단 설립과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 차은택(47) 광고 감독이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을 다닐 때 은사다.
검찰은 미르재단의 설립 및 초기 운영 과정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김 전 이사장을 상대로 미르재단의 인사, 운영 과정에 최씨와 차씨가 관여했는지를 캐물을 계획이다.
검찰은 또 김 전 이사장에게 미르재단 운영에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씨와 차씨가 개입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오후 K스포츠재단 현 이사 1명과 두 재단의 설립 허가 등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 과장급 공무원 1명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K스포츠 이사를 상대로 K스포츠 자금을 최씨가 유용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최씨가 소유한 독일 현지 법인의 대표가 최근 바뀐 것과 관련해서도 어떻게 수사할지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헤센주 슈미텐에 있는 '더블루K'의 상업등기내용에 지난 20일 자로 대표이사 변경 사실이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의 '고영태'를 대신해 박모씨가 대표이사가 됐다는 내용이다. '더블루K'는 최씨의 개인회사로 알려진 곳이다. 한국에도 같은 이름의 법인이 있다.
최씨는 독일에 더블루K, 비덱스포츠 등 개인 회사를 차려 놓고 체육 인재 발굴 등을 명분으로 K스포츠재단에서 사업비를 받아 챙겨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는 딸 정유라(20)씨의 훈련 비용에 쓰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재단을 사금고화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최씨는 서울 강남의 한 카페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페가 최씨와 연관이 있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물품들이 대거 자택 건물에서 발견됐다.
최씨가 소유한 강남구의 7층짜리 빌딩의 지하주차장에서 최씨가 강남에서 운영했다는 고급 카페 '테스타로싸'(Testa Rossa) 로고와 상호가 인쇄된 물품 보관용 박스 40여개가 쌓여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매체는 이와 관련, 최씨가 자신 소유 건물 인근에 있는 강남구 논현동에서 테스타로싸를 운영하다 지난 8월 갑자기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 카페가 최씨가 정·관·재계 유력인사들을 접촉하는 '아지트'로 활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편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최씨와 딸 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입학 의혹과 관련해 최경희 전 이대 총장과 최씨 모녀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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