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유정 "전 스무살이 되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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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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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남장여자 홍라온 역을 열연한 배우 김유정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아직은 좀 많이 아쉽고 속상해요. 정도 많이 쌓고 행복했던 게 그만큼 강했나 봐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끝낸 뒤 시원섭섭한 표정이 잔뜩 묻어있는 배우 김유정을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열여덟 소녀 배우 김유정은 떠나보내기엔 못내 아쉬운 또 하나의 작품과 이별을 고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 연기하면서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고, 아쉬운 게 여전히 커요. 아직은 떠나보내지를 못했어요. 인터뷰하고, 종방연 하고 팬사인회를 하다 보니 여전히 촬영 중인 기분이에요.(웃음) 아직은 실감이 안 나네요.”

시청률 20%를 뛰어넘는 높은 인기를 누린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다시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 김유정은 팬 사인회에 참석해서 그 인기를 직접 실감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진짜 깜짝 놀랐어요.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셨더라고요. 그 분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셨다는 게 굉장히 신기했죠. 팬 사인회하면서 저희 드라마 좋아한다고 많이 얘기해주시고, 힘내라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특히 팬 사인회 할 때가 마지막 방송 바로 다음 날이어서 많이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김유정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조선 최초 연애전문 카운슬러이자 조선 유일의 남장여자 내시 홍라온을 연기했다. 극중 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신분 차이를 극복하고 알콩달콩 로맨스를 일궈내는 등 감정 연기가 쉽지만은 않았을테지만, 그는 14년차 연기 내공의 어엿한 배우로 무사히 역할을 소화했다.

“초반에는 홍삼놈(홍라온)의 캐릭터가 밝고 사랑스럽고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시너지가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캐릭터라 어떻게 예쁘게 표현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누가 봐도 사랑스럽고 귀엽고 깜찍해야 하니까요. 그렇게 연기하다보니 어느덧 저도 영향을 많이 받고 있더라고요. 어느덧 저도 라온과 함께 변해가고 성장해갔어요. 어려운 것도 많았지만 배우는 게 정말 많았습니다. 고민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했어요. 또 극중 삼놈이가 소녀 라온이의 모습을 끄집어 낼 때도 굉장히 많이 생각했고, 경험도 쌓았습니다. 연기할 때도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된 것 같아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남장여자 홍라온 역을 열연한 배우 김유정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유정은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 당시 홍라온 캐릭터에 푹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진짜 홍라온이 돼 그가 느낀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힘들었다고 고백하기도.

“울음을 참는 연기가 참 힘들었어요. 극중 라온이는 감정을 억누르는 게 굉장히 많았거든요. 슬퍼도 참아야지 하는 게 있었어요. 특히 ‘다정하게 안녕’이라는 부제로 방송된 화에서는 궐에서 떠날 때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지만 다정하게 안녕해야지 하는 그런 감정으로 연기하다가 어느 순간 쌓인 감정을 못 풀어서 쉴때도 우울하고 촬영할 때도 우울할 때가 있었죠. 한 번은 윤성(진영 분) 앞에서 펑펑 우는 장면이 있는데 그 감정이 터져서 엉엉 울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웃음)”

그렇게 배우로 점점 성장하고 있는 김유정. 지난 시간 수많은 작품을 통해 필모그라피를 쌓아온 그도 이제 2년 후면 스무살, 성인 연기자 반열에 들어선다. “벌써 데뷔 14년차에요”라고 묻는 질문에 김유정은 잠시 생각에 빠지는듯 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저는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이에요. 돌아보면 뿌듯하고 속상할 때도 있겠지만 경험도 많이 쌓고 도움되는 일이 많았어요. 물론, 마음 아픈 일도 있었지만 그것 역시 제게는 힘이 될 수 있는 것도 많았던 것 같아요. 후회하는 마음은 전혀 없어요. 앞으로 더 잘 해나가면 되니까요. 어느새 제가 훌쩍 커서 열 여덟살이 돼 운전면허를 딸 수 있는 나이가 코 앞에 있고 스무살이 된다는 게 신기하고 좋아요.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스무살이 되기 싫은 마음도 있어요. 전 지금이 너무 좋아요. 스무살의 김유정이요? 많이 생각 안하고 고민 안해요. 지금처러만 유지해도 잘하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가지 않고, 뒤로도 가지 않고요. 그런 생각들을 잃지 않는 다는게 쉽진 않지만 사람은 변할 수도 있는 거고, 더 깊은 고민과 생각으로 흔들릴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다 담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려면 전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요. 스무살이 되더라도 지금과 크게 변하는 건 없을 것 같아요. 그저, 나이가 들수록 자신감은 떨어지는 대신에 책임감이나 부담감은 커지니까 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웃음)”

김유정은 제법 자신이 가진 소신을 똑 부러지게 말할 줄 아는 배우다. 어느덧 10대의 끝자락에 서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볼 줄도 알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그리는 방법도 알고 있는 영리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김유정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향수를 보면 향이 진하거나 세면 거부감이 들잖아요. 그냥 은은하게 잘 퍼지고 어딜 가나 어울리고 스며드는 향이 있는데, 전 그런 향을 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함께 울고, 웃고, 슬퍼하고. 그런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배우가 된다면 정말 좋겠어요. 라온이처럼 즐거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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