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으로 수출·소비·생산 등 각종 지표는 다시 하향곡선으로 돌아섰다. 소비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4분기는 물가상승과 정책부재, 청탁금지법 등으로 지갑이 꼭 닫혔다. 지금같은 흐름이면 한국경제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7년 외환위기(IMF) 당시보다 경제가 더 좋지 않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경제흐름이 그만큼 나쁘다는 방증인 셈이다.
경제계 한 고위 원로는 “IMF 때는 국민이 십시일반으로 나라를 일으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국가부도 사태가 났어도 이를 빠른 시간에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전제 한 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국가가 국민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모양새다. 재정건전성 등 외적 요인은 건강한데, 내부적으로 병폐가 심각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분기 이후 정부가 받아든 성적표는 참담하다. 10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줄어든 419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대차 파업, 태풍 피해, 갤럭시노트7 단종 등이 모두 21억1000만 달러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소비자물가는 8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이며 2개월째 1%대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전기료 인하 효과가 끝나면서 생활물가 상승률은 27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등 김장 채소 가격은 2배 넘게 뛰었다.
4분기 내수시장이 전통적으로 연말연시 특수를 누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소비시장 한파가 일찍 찾아올 가능성도 높아졌다.
기업들도 4분기에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데 무게를 뒀다. 정부정책에 불신이 커지면서 투자 감소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11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89.8로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올해 들어 전망치가 9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86.3)과 8월(89.5)에 이어 세번째다.
전경련은 “기업이 자동차 업계 파업 여파, 구조조정, 내수·수출 부진 장기화 등 대내적 요인에다 미국 금리인상과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해외 경쟁 심화 등 대외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경기가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한편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에서 경상수지 흑자는 82억6000만 달러로 55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다만 같은 기간 서비스수지 적자는 25억4000만 달러로 8월 14억5000만 달러에서 오히려 더 늘었다. 이는 2010년 12월(26억5000만 달러 적자) 이후 5년9개월만에 가장 큰 규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