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윤정훈 기자 = 현대·기아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60%'를 간신히 넘겼다. 하지만 2000년 현대차그룹이 출범한 이래 가장 낮은 점유율은 피하지 못했다. 10월 수입차 판매를 1만7000대로 가정(9월 판매는 1만6778대)하면, 현대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32.8%, 기아차는 27.9%로, 둘이 합쳐 60.7%다. 간신히 60%대 점유율은 지킨 셈이다.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은 내수 시장에서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며 현대·기아차를 위협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0월 국내 4만7186대, 해외 36만4313대 등 지난해보다 10.1% 감소한 41만1499대(CKD 제외)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의 경우 개소세 인하 혜택, 신형 아반떼 출시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30.4% 감소했다. 하지만 노사간 협상이 마무리되고 판매가 정상화됨에 따라 전월과 비교해서는 13.6% 증가해 지난 6월 이후 지속된 판매 감소를 마무리 짓고 증가세 국면으로 전환했다.
승용에서는 아반떼가 7943대로 국내 판매를 이끌었다. 이어 쏘나타(하이브리드 모델 425대 포함)가 5604대, 그랜저(하이브리드 모델 367대 포함) 3527대, 엑센트 824대 등 전체 승용차 판매는 총 1만9626대를 기록했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해 648대가 팔린 ‘핫 해치’ i30(구형 모 52대 포함)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4배에 가까운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RV는 투싼이 4127대, 싼타페가 4027대, 맥스크루즈 563대 등 총 8717대가 판매됐다.
상용차는 그랜드 스타렉스와 포터를 합한 소형상용차가 1만126대 판매됐고, 중대형 버스와 트럭을 합한 대형상용차는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2876대가 판매됐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G80(DH제네시스 347대 포함)가 4876대, EQ900가 965대 판매되는 등 총 5841대가 판매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천절 등 휴일 증가로 인한 근무일수 감소, 태풍으로 인한 생산차질, 주력 모델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 줄었다”면서 “연말까지 신형 그랜저를 중심으로 주요 차종에 대한 역량을 집중해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내수 판매 4만34대…전년 대비 14.1% 감소
기아차는 10월 국내 4만34대, 해외 21만9209대 등 전년 대비 3.6% 감소한 총 25만9243대를 판매했다. 기아차 역시 내수 판매가 줄어들었음은 물론이다. 10월 기아차 국내 판매는 파업 및 특근거부 장기화로 인한 생산차질의 영향으로 전 차종에 걸쳐 판매가 감소하며 전년 대비 14.1% 감소했다.
다만 9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진행된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가한 차량 5000대가 모두 판매되는 등 판촉활동 효과로 지난달보다는 4.5% 증가했다.
또한 이달부터 할인 혜택 제공을 확대한 ‘기아 세일 페스타’를 이어가 내수 판매 진작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차종별로는 K7이 신형 모델의 인기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120.8%증가한 3911대가 판매됐지만, K3와 K5 등 주력 모델의 판매 부진으로 승용 차종 전체 판매는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올해 기아차 국내 판매를 견인해온 RV 차종도 스포티지, 카니발 등 주력 모델의 판매가 감소하며 RV 차종 전체 판매 역시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
10월 기아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6525대가 팔린 쏘렌토이며, 모닝이 5742대, 카니발이 5344대로 뒤를 이었다.
올해 1~10월 기아차의 국내 누적 판매는 43만 6494대로 42만 4139대가 판매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해외 판매는 파업 및 특근거부의 영향과 글로벌 경기 악화가 지속으로 국내공장 생산 분이 전년 대비 33.4%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공장 생산 분 판매가 26.5% 증가해 전체 해외 판매의 감소폭을 최소화했다. 해외공장 생산 분 판매는 중국공장의 판매 정상화와 함께 멕시코공장 판매가 본격화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특히 중국과 멕시코공장에서 판매되는 K3, 유럽공장과 중국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스포티지 등 현지전략형 모델과 SUV 차종이 판매를 이끌었다.
차종별 해외 판매는 멕시코와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K3가 총 4만4355대 판매돼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고, 신형 모델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스포티지가 4만 4128대, 프라이드가 2만9544대로 뒤를 이었다. (구형 포함)
1~10월 기아차의 해외 누적 판매는 196만5334대로 203만 2457대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한국GM, 말리부·스파크 판매 이끌며 ‘10월 기준 최대 실적’ 기록
한국GM은 10월 한 달 동안 총 5만5269대(내수 1만6736대, 수출 3만8533대)를 판매했다. 10월 내수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4.0% 증가한 것으로, 회사 출범 이래 최대 10월 실적이다. 차종별로는 스파크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총 6412대를 판매, 전년 동월 대비 18.0% 증가했다. 아베오의 지난달 판매는 최근 출시한 신모델 더 뉴 아베오에 대한 고객 호응에 힘입어 203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14.7%가 증가했다.
말리부는 지난 한달 간 4428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226.8%가 증가했다. 트랙스의 지난달 내수판매는 총 1297대로 전년 동월 대비 12.0%가 증가했다. 카마로 SS는 지난달 308대가 고객에게 인도됐으며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 볼트(Volt)가 카셰어링 업체에 지속 공급되며 소비차 체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데일 설리번 한국GM 영업·A/S·마케팅부문 부사장은 “한국지엠은 올해 전 라인업에 대한 고객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출범 이후 최대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출시한 더 뉴 트랙스, 아베오 등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이어가고, 주요 거점 도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품별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판매 모멘텀을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QM6 효과’ 르노삼성 전년 대비 89% 판매 증가
르노삼성 역시 10월 내수 시장에서 기염을 토했다. 르노삼성은 10월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89% 급증한 1만3254대를 판매했다. 수출은 같은 기간 13.9% 증가한 1만4714대다. 내수판매 1만3254대는 지난 2010년 6월(1만4653대) 이후 6년4개월만의 최다 실적이다. 수출을 포함한 총 판매 2만7968대는 르노삼성차 역대 두 번째 많은 판매 기록이다.(최대실적 2010년 12월, 2만8455대)
차종별로는 QM6가 전달보다 63.3%가 늘어난 4141대를 판매했다. SM6는 5091대 판매로 전월 대비 20.7%가 늘었다. QM3는 동급 경쟁 신차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전달 보다 2배 늘어난 2104대가 판매됐다. 이외에도 SM7이 24.3%, SM5 48.2%, SM3 40.1% 등 모든 내수 판매 차종의 판매가 전달보다 크게 늘었다.
10월 수출 실적은 총 1만4714대로 전년 대비 13.9% 늘었다. 닛산 로그가 17년형 모델로 수출이 재개돼 지난달 총 1만3820대가 선적됐다.
◇쌍용차 10월 내수 9450대 판매…1만대 벽 돌파 실패
쌍용차는 내수 시장에서 1만대 벽을 또 넘지 못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 판매가 94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6월(9750대)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9000대를 넘어서며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티볼리가 5441대로 전년 대비 3.9% 증가하며 전체 판매를 이끌었고, 코란도 스포츠도 2355대가 판매됐다. 이외 코란도C 661대, 렉스턴W 461대, 코란도 투리스모 466대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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