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김선덕 사장의 BACK 'HUG'?....뒤로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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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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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 대상 넓히기 위해 보증심사 지연...업체들 분양일정 미뤄져 '발 동동'

  • "분양시장 활성화 위한 보조기관이 사실상 인허가 기관 '갑질'" 비판도

▲최수연 건설부동산부 기자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대책을 발표했는데 대책이 시작되기 전 분양보증을 발급하게 되면 대책 실효성이 떨어지게 된다. 일반 수요자들의 혼란도 줄이면서 일관성 있게 대책 기준에 맞게 분양보증을 발급하기 위해 업체와 조율 중에 있다."(HUG(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

분양보증을 담당하는 HUG가 분양보증에 대한 보증서 발급업무를 오는 14일까지 잠정 중단했다. 지난 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 방안'(이하 11·3 부동산대책)의 규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다.

대책은 수도권 등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키기 위해 마련된 만큼 특정 지역 전매제한과 청약 재당첨 금지, 1순위 자격제한 등 정부의 맞춤형 청약제도 내용이 포함됐다. 전매제한은 대책 발표와 함께 적용이 되고 나머지 대책은 오는 15일부터 규제가 적용된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을 거쳐 15일 쯤 대책이 시행되기 때문에 HUG는 분양보증 발급 업무를 일시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15일 이전 분양을 계획했던 단지들이 HUG 분양보증을 받지 못해 분양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동탄2신도시 '중흥S-클래스 에코밸리'와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가 분양 승인을 받지 못해 일정을 연기했다. 또 현대산업개발이 송파구 풍납동에 분양하는 '잠실올림픽 아이파크'도 분양 보증을 받지 못해 무기한 일정을 연기했다.

문제는 대책 이전에 이미 분양일정을 짜놓은 사업장들이 어쩔 수 없이 일정을 미루며 규제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분양보증은 분양사업자가 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당해 건축물의 분양(사용승인을 포함)의 이행 또는 납부한 분양대금의 환급(피분양자가 원하는 경우에 한함)을 책임지는 보증제도다. HUG는 20가구 이상을 공급하는 건설사의 사업을 위해 분양보증 심사를 진행한다.

말 그대로 HUG는 수요자들에게 안심하고 집을 살 수 있도록 보증을 서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이 침체됐을 때 안정화 되도록 도와주는 보조기능을 하는 기관이다. 

국내 분양보증은 사실상 HUG의 독점상태다. 그렇다보니 HUG가 분양보증 심사를 늦출 경우 업체들은 사실상 분양 일정을 미룰 수 밖에 없다.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보조기능을 하는 기관이 사실상 인허가 상급 사급기관처럼 군림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HUG는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 조합 측은 3.3㎡당 평균분양가를 4310만원으로 책정하려고 했지만 HUG가 분양보증을 거부해 무산됐다. HUG 측은 이 인근 단지의 10%를 초과한다는 이유로 분양보증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조합은 분양가를 평균 4178만원으로 내려 지난 8월16일 분양 승인을 받았다.

당시 HUG 관계자는 "이 단지를 시작으로 고분양가가 타사업장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분양보증을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HUG가 주거안정을 위한 공적보증으로서 역할을 하는 만큼 사업장의 보증리스크 관리를 위해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HUG가 사업자체나 사업주체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정부정책에 따라 일괄적으로 분양보증을 중단하고 있다. 이것은 과잉 행위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이미 이주한 조합원들에게 큰 피해가 되고 있으며 재개발재건축 사업 성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강조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HUG 분양보증 심사가 늦춰지게 되면 분양보증 뿐만 아니라 청약일정, 모집공고 등 후속절차 진행이 줄줄이 밀리게 된다"면서 "규제 대책 발표에 따른 법 개정으로 인해 발생된 문제이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HUG 관계자는 "HUG는 공적역할로서 정부 부동산 대책, 건설피해 리스크, 주택시장 리스크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일일히 업체의 사정을 고려해 예외로 두게 되면 주택시장 안정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조건으로 불리하게 분양보증을 받지 못한 경우 등 예측불가능한 피해 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업체와 충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15일 이후 분양일정을 잡은 건설사들에겐 이같은 입장이 적용될 수 있지만 분양신청이 들어온 업체를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해 일정을 지연시키는 게 타당할까란 의문이든다. 

 앞서 한 국회의원은 "분양보증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보증이용자의 선택권 확대 등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명목으로 달라지는 HUG의 태도가 가져오는 잡음을 없애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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