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재클린 포 싱가포르 거브테크 대표 "디지털 정부 서비스로 4차 산업혁명 대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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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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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클린 포(Jacqueline POH) 거버먼트 테크놀로지 에이전시 대표. (사진제공=싱가포르 거브테크)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1800명에 이르는 직원이 상주하는 싱가포르 정부의 ICT(정보통신기술) 전담기관 '거버먼트 테크놀로지 에이전시(Government Technology Agency, 이하 거브테크)의 수장 재클린 포 대표(CEO)가 지난 10월말 방한했다. 

재클린 포 대표가 이끄는 거브테크는 지난 10월 1일 새롭세 설립된 정부기구로 정보통신개발청(IDA)이 그 전신이다. 거브테크는 한국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행정자치부에서 관할하는 업무를 수행하지만, 싱가포르 정부의 디지털 혁신과 변혁을 선도하는 전담기구라는 점에서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정부기관이다. 

포 대표는 거브테크 출범 3주 만에 ICT 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최신 ICT 트렌드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지난달 25일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이 ICT 분야에서 이룬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포 대표는 "한국은 세계적인 ICT 기업을 육성했는데, 삼성, LG, 네이버, 카카오 등이 대표적"이라며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정책에서도 많은 업적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연결성이 가장 뛰어난 국가이며, 이동통신 기술에서도 3G와 4G를 넘어 지금은 5G를 연구하고 있다"며 "엔지니어링 역량이나 연구 역량, 특허를 만들어내는 역량이 강하기 때문에 전 세계의 부러음을 사고 있는 대상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사물인터넷(IoT) 전용망 로라(LoRa)를 언급하면서 "아직까지 그와 관련된 기기들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비전에 따라 많은 투자를 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면서 "신규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SK텔레콤을 비롯한 한국 기업의 강점이고, 향후 LoRa를 활용한 인프라는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싱가포르 정부가 새롭게 설립한 거브테크의 임무는 크게 3가지로, 싱가포르를 스마트시티로 만들고, 디지털 정부를 구축하고, 정부가 구축한 스마트서비스에 많은 시민들을 참여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포 대표는 "싱가포르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공공교통을 이용하게 하고, 아이들에게 지나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싱가포르라는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대테러 문제를 기술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00여개의 정부기관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정부 서비스를 시민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거브테크 소속 기술지원팀이 약 60여개 정부기구에 파견돼 해당 기구의 기술관리를 맡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 관리를 철저하게 지원하는 거브테크 덕분에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정부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거브테크에 따르면 싱가포르 시민들의 96%와 기업체 95%가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집계됐다. 

포 대표는 "시민들의 만족도와 비례하는 형태로 디지털 정부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이나 구글, 우버를 이용하는 것 처럼 원활하고 손쉬운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위해 데이터 분석을 더 많이 활용하고, 인공지능(AI)과 딥러닝(심화학습) 분야도 모색해 보다 개인화되고 예측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클리 포 대표가 싱가포르의 디지털 정부 서비스 중 하나인 '원서비스'를 꺼내 보이고 있다. (사진=한준호 기자) 


싱가포르가 제공하는 디지털 정부 서비스에 대해 묻자, 포 대표는 3년 전 출시한 '원서비스(One Service)'를 대표적인 디지털 정부 서비스로 꼽았다. 원서비스는 PC웹과 스마트폰 앱 기반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시민들이 길을 가다 어떠한 문제를 발견했을 때, 그 문제를 시정하거나 신고하기 위해 원서비스에 접속해서 글을 남긴다. 예를 들어 수목이 지나치게 자라고 있다거나, 쓰레기가 많다거나 도로 보수 지점을 발견했을 때 그것이 정부 어느 부서가 관할하는지를 알 수 없지만, 원서비스에 접속해 글을 남기면 해당 기관이 그것을 확인해 문제 해결에 나선다.

포 대표는 "시민들이 어떠한 문제를 제보했을 때, 그 관할 부처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는 중앙부처 차원에서 담당을 할당한다"면서 "시민들이 관심이 있는 것은 이 문제를 관할하는 기관이 어디냐가 아니라, 그 문제가 해결되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애플의 시리(Siri)나 구글의 알로(Allo)와 같은 인공지능 비서 기능이 탑재된 '채팅봇' 서비스도 소개했다. 정부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문의할 내용이 있으면 이 채팅봇에 말을 걸면 된다. 포 대표는 "이 디지털 정부 서비스는 다양한 정부기구에서 활용하고 있는데, 처음엔 낮은 수준의 인공지능 내지는 기계학습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서서히 고도화 되면서 이제는 심층학습까지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서비스들을 디지털 정부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까지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을 봤을 때, 센서나 IoT, 데이터의 통합, 인공지능, 로봇이 주가 되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경제의 맥박'이라고 불리는 데이터 분석과 데이터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 분기가 지난 다음에 나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를 파악하기 위해 사람들이 무엇을 구매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어느 지역에 어떤 일자리가 있는지, 전기데이터나 교통데이터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이를 통해서 후행적인 경기지수가 아니라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판단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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