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우리 아이 몸 속에도 설사 대장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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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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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석진좋은균연구소 김석진 소장

김석진좋은균연구소 김석진 소장


설사는 아이들에게 감기만큼이나 흔히 발생하지만, 증세가 심각하면 탈수 증세에서 사망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심지어 만성 설사를 일으켜 아동의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설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병원성유해 대장균인 장관응집성대장균(EAEC)이 정상적인 아이들의 장에도 살고 있다는 논문이 발표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논문을 발표한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캐런크로펠트 교수 연구팀은 0~6세의 유아원생 총 179명의 대변을 1년 간정기적으로 분석한 결과, 14%의 아기들의 장에서 장관응집성대장균이 장에 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이 유해 대장균이 발견된 유아원생의 약 56%가 장염과 같은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관응집성대장균은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주로 발생하며, 타국 여행 중에 걸릴 수 있는 '여행자 설사' 혹은 '물갈이 설사'의 원인균이다. 2013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단체로 설사와 구토를 동반한 식중독의 원인이었던 이 균은 그보다 앞선 2011년 독일에서 54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논문에 따르면 주로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장관응집성대장균이 선진국인 덴마크 유아원생들에게서 발견되기는 했지만,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캐런크로펠트 교수는 영양 상태의 문제와 유해균이 존재가 함께 결합되면서 심각한 질병으로 나타나는데 덴마크의 경우, 개발도상국에 비해 영양상태가 좋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영양상태가 좋다고해서 이 균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유해균을 가지고 있지만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이유는 유익균의 존재로도 설명할 수 있다. 장에 유해균이 있더라도 많은 유익균이 함께 존재하면 유해균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견제하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유익균의 수가 감소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항생제 복용 등으로 장에 사는 유익균의 수가 줄어들게 되면 유해한 세균들의 존재는 사실상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유해균들의 35%가 이미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만약에 이 균들이 문제를 일으킬 경우 치료가 힘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1928년 세균학자 플레밍이 항생제 페니실린을 발견하면서 시작된 항생제의 역사가 인류를 감염 질환으로부터 해방시켜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발견된 지 100년이 채 지나지 않아 항생제가 손을 쓸 수 없는 내성을 가진 균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물론 항생제 덕분에 인간은 결핵 등 수많은 감염 질환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지만, 결국 모든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하는 항생제 사용은 건강에 필수적인 유익균도 함께 파괴시키며 면역체계에 적신호로 돌아오게 됐다.

항생제 복용과 같이 유익균의 손상이 예상되는 경우는 물론이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항생제를 먹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장을 튼튼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섭취해 유익균을 보충해 주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섭취 후 장에 도달하였을 때 장내 환경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균주를 말한다. 장에 도달해 장 점막에서 자리잡은 프로바이오틱스는 젖산을 생성해 장내 환경을 산성으로 만든다. 산성 환경에서 견디지 못하는 유해균들은 그 수가 감소하게 되고 산성에서 생육이 잘 되는 유익균들은 더욱 증식하게 돼 장내 환경의 균형을 잡아 설사의 해소를 도와준다.

따라서 자녀의 설사의 괴로움으로부터 지켜내고 건강한 장의 유지하기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챙겨주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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