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공' 트럼프 경제정책…"우리에겐 위기이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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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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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타격 산업은 철강·화학·백색가전…"TPP 철회시 반사이익도"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우려되는 점은 공약의 일관성 결여로 인한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주장이다.

산업연구원은 20일 발간한 '트럼프 경제정책의 영향과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는 일관성이 결여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혹은 양립이 불가능한 모순된 내용이 많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각종 경제 문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은 실제 상황에 대한 확인이나 면밀한 고찰보다는 사업가로서 본인의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어 앞으로 그가 어떤 정책을 취할지 예단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불확실성 가운데서도 확실한 정책 방향을 찾자면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하고 미국 제조업의 입지 회복을 꾀할 것이라는 점이다.

연구원은 "트럼프의 제조업 정책은 통상정책과 패키지를 이루고 있다"며 "보호무역의 강화를 통해 미국 제조업의 입지 회복을 기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복관세 부과, 보호무역 정책 시행을 통해 미국 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는 일자리 확대와 임금소득 증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호무역 조치로 가장 타격이 되는 한국 산업으로는 철강, 화학, 백색가전 등을 꼽았다.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출해 중국에서 완제품을 생산한 후 미국에 수출하는 방식의 산업도 트럼프 당선인의 직접적인 중국 견제로 인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겠다고 예상했다.

자동차는 품질·안전 규제 등 기술적 무역장벽(TBT)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게 연구원의 진단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주 표적은 한국이 아닌 중국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만약 미국이 TPP를 철회하거나 비준을 연기한다면 대미무역에서 우리가 (TPP 참가국인) 일본에 우위를 차지하면서 미국에서 일본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업종의 경우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각종 무역조치를 통해 중국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불공정 무역국으로서 감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극단적인 무역·통상 정책은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작다"며 "앞으로 100일 동안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 통상과 관련해 어떤 조처를 하는지를 보고 나서 대응방향을 정해도 늦지는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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