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11월 11일, 중국 쇼핑의 날로 불리는 ‘광군제’ 하루에만 20조원이 넘는 거래가 이뤄진 알리바바. 도대체 어떤 물건들이 팔렸을까 괜한 호기심이 들어 찾아봤다.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 티몰에서 광군제 때 가장 잘 팔린 여성복 브랜드 '톱5' 중 ‘한두이서(韓都衣舍)’라는 업체가 눈에 띄었다.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광군제 매출 '톱5' 순위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기업이다. 이름에 ‘韓’이 들어가 있어서 혹시나 한국 브랜드인가 검색해봤다. 알고보니 중국인이 만든 한류 패션 브랜드였다.
한두이서는 2006년 알리바바 오픈마켓인 타오바오몰에서 시작해 지금은 어엿한 중견 패션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원 수가 5000만명에 연간 매출액이 15억 위안이다. 한두이서는 올해 광군제 하루에만 6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에서 꽤나 잘 나간다는 이랜드가 달성한 매출보다도 많다. 리빙빙, 황샤오밍 같은 중국 유명 연예인의 투자도 받은 한두이서는 중국증시 상장도 준비 중이다.
한두이서를 창업한 건 자오잉광(趙迎光)이라는 산둥성 출신의 40대 중년남성이다. 한국에서 10년 정도 일하면서 한국어도 좀 배웠다. 한류에 대한 관심으로 지난 2006년 한두이서를 창업했다. 처음엔 한국 패션디자인을 그대로 카피한 제품을 중국에서 팔았지만 지금은 산하에 20여개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는 중국 대표 온라인 패션몰로 자리매김했다.
한두이서의 성공을 이끈 ‘아메바 모델’은 중국 명문 칭화대 MBA 수업에서도 성공 케이스로 언급된다. 1~3명의 직원이 팀을 이뤄 디자인 연구개발에서부터 판매까지 상부 간섭 없이 모두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한두이서가 연간 3만개 이상의 다양한 옷을 선보인다. 세계 최대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중견 패션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해 낭패를 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중국에서 한류패션을 파는 중국인의 성공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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