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비공식 회담 직후 "트럼프는 신뢰할 만한 지도자"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일본 정치권 내부에서 지나친 굴욕 외교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산케이신문이 2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 제1야당인 민진당의 렌호 대표는 "아베 총리의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지도자' 발언은 어떤 근거에 따른 것인지 설명이 필요하다"며 "비공식 회담이라고 하더라도 국익과 관련해 어디까지 주장했는지, 어떤 대답이 있었는지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렌호 대표는 또 "이번 회담에 대해 중국은 '조공 외교'로 비난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이후 처음 만난 주요국 대표가 아베 총리라는 점에는 의미가 있지만 중국의 평가에도 일부 동감한다"고 비난했다.
중국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환구시보는 '아베, 트럼프에 '조공''이라는 제목으로 아베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 간 회담을 겨냥한 비난 기사를 게재했다.
아즈미 준 민진당 대표대행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 일주일 만에 미국까지 날아간 것은 일종의 '조공 외교'로 평가한다"며 "공무상 회담이었던 만큼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지난 18일(한국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회담 뒤 단독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것을 확신했다"며 "함께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외교 안보 정책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아직 정식 취임하지 않았고 비공식 회의였던 만큼 대화 내용을 밝히지는 않겠다"고 말해 의문을 남겼다. 일본 총리가 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대화를 적극 추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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